<이사람> CMGi 데이비드 웨더렐 CEO

 검색엔진 라이코스 덕분에 인터넷 시대를 대표하는 웹 빌리언에어(억만장자)가 된 사람이 있다. CMGi사의 CEO 데이비드 웨더렐(44)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포커 게임을 좋아한다. 거의 10년 동안 매달 첫째주 목요일에는 포커 테이블에 앉았다고 웨더렐은 털어놓는다. 그는 타고난 승부사다. 게임에서 돈을 잃는 일은 아주 드물다.

 하지만 그는 5년 전부터 포커를 그만뒀다. 인터넷에서 포커보다 더 위험하고 스릴 있는 게임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는 오래 전에 「칼리지 마케팅 그룹」이라는 좀 이상한 이름의 회사를 사들였다.

 이 회사는 대학을 마케팅하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다이렉트 메일 업체였다.

 웨더렐이 천재 사업가의 기질을 발휘한 것은 94년부터. 그는 인터넷 브라우저 프로그램 북링크를 90만 달러에 사들여 10개월 후 AOL에 7000만 달러를 받고 팔았다. 그리고 이 돈으로 투자할 대상을 물색했다.

 그를 실리콘밸리의 유명인사로 만든 최고의 히트작은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개발한 웹 디렉터리 서비스 라이코스다.

 웨더렐은 95년 겨우 200만 달러에 라이코스 지분 80%를 사들였다. 그때는 아직 웹 브라우저들이 빛을 보기 이전이었다. 이름 없는 검색엔진 라이코스가 AOL과 MSN의 뒤를 이어 야후와 3위를 다투는 거대 포털이 될 줄은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

 웨더렐은 지오시티스에도 600만 달러를 투자하는 혜안을 보여줬다. 웹 가상도시 지오시티스가 야후에 인수되면서 그는 다시 한번 엄청난 부를 거머쥐게 됐다.

 웨더렐은 웅장한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라기보다는 즉흥적인 재즈 밴드의 리더에 가깝다는 평을 듣고 있다. 악보를 미리 보지 않고도 기가 막힌 소품을 들려주지만 꽉 짜인 형식미는 없다는 뜻. 라이코스의 투자는 멋진 재즈연주였던 셈이다.

코네티컷의 양계장에서 태어난 시골출신 소년으로 자수성가한 데이비드 웨더렐의 이야기는 우리시대를 대표할 만한 성공스토리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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