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때부터 비즈니스를 하면서 상대방의 얼굴 표정 읽기를 좋아했다. 그것은 그 표정에 이미 언어 이전의 의사가 담겨 있기 때문에 표정을 빨리 읽어내는 일은 상당히 중요했다. 표정 언어는 그 사람이 말하는 것과 반대되는 진실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를테면, 마지 못해 응하는 것인지, 아예 할 생각이 없는 것인지, 경계하며 의심하는 것인지, 아니면 흥미가 당기는 것인지, 또는 대단히 만족스러워 하는지 알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계약할 생각이 없으면서도 할 듯이 좋게 말하는 사람이 있고, 마음속으로 하려고 작정을 하고도 흥정 때문인지 나쁘게 말하면서 꼬리를 빼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서도 표정 언어는 감추지 못하는 법이었다. 그래서 표정을 읽어내는 일은 비즈니스 전술상 상당히 중요한 일이었던 것이다. 그것을 기업가의 독심술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는 단순한 기술이라기보다 일종의 예술로 생각하는 것이다.
매크리랜드는 사람의 행동을 충동시키는 근본 요소를 크게 세 가지로 보고 있었다. 성취욕과 친교욕구, 그리고 권력욕이라고 했다. 만약 그러한 구분이 가능하다고 한다면, 그 중에 나는 성취욕 때문에 기업을 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돈을 버는 데 급급하기보다 새롭게 개발한 것을 널리 사용토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 일본에서 미처 개발하지 못한 소프트웨어를 그들에게 팔 수 있다면 나는 그 이득이 적다고 하여도 밀어붙일 결심을 하였다. 사업의 손익분기점에 밑돌지만 않는다면 나는 이 일을 성사시킬 것이다. 이들이 일본 제품이 아닌 한국 제품을 살 경우 반드시 두 가지를 보게 된다. 하나는 제품의 질적인 우수성과 다른 하나는 가격의 경제성이다. 아무리 우수한 제품이라고 해도 가격이 너무 비싸면 그것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이고, 아무리 싸도 품질이 떨어지면 구매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주 상식적인 것이지만, 종종 그러한 원칙을 망각하고 다른 방법으로 밀어붙이려고 하는 수가 있었다.
나는 약 두 시간 동안 그들과 대화를 하면서 나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솔직하게 털어놓은 나의 그 생각에 대해 상당히 호감을 갖는 눈치였다. 그러나 그들의 호감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 그들은 나의 말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지만, 그것이 곧 해답은 아니었다. 나는 일본으로 떠나기 전에 통신연구소의 한성우를 만나 자문을 받았다. 그는 일본을 자주 왕래하였고, 일본 상인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물어본 것이다. 그때 그는 나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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