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업계, "리눅스 성공전략 따라하기…" 소스코드 공개 "열풍"

 공개 운용체계(OS)인 리눅스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컴퓨터업계에 소스코드 공개 열풍이 불고 있다. 소스코드 공개를 통해 누구든지 프로그램 개선작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개방전략이 리눅스의 성공요인으로 분석되면서 많은 업체들이 「리눅스 따라하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소스코드를 공개했거나 공개한다고 발표한 업체 중엔 선마이크로시스템스·애플컴퓨터·노벨·아메리카온라인(AOL)·실리콘그래픽스(SGI)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업체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인터넷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 개발업체인 선은 자바의 최신 버전인 「자바2」 플랫폼의 소스코드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자바 접근성을 높였다.

 이로써 자바 프로그램 개발업체들이 자유롭게 자바2 소스코드를 개선하거나 개선된 소스코드를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져 자바기술의 혁신과 이를 적용한 새로운 상품개발이 급속히 진전될 것으로 선은 기대하고 있다.

 애플도 자사 핵심 운용체계인 「맥OS X서버」와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SW)인 「퀵타임」의 소스코드를 일부 공개했다.

 「다윈」으로 명명된 맥OS X서버 소스코드는 지난 3월 공개 이후 이미 수십만명이 다운로드를 받고 등록된 개발자만도 수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이같은 소스코드 공개를 통해 컴퓨터 OS와 인터넷 SW분야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업계의 강자인 노벨도 주력 상품인 「넷웨어」에 대한 개발업체들의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소스코드의 일부를 공개한다고 최근 밝혔다.

 노벨은 넷웨어의 여러 요소들을 컴포넌트화해 필요할 경우 새로운 프로토콜을 부가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웹서버에 필수적인 하이퍼텍스트 전송 프로토콜인 HTTP도 채택함으로써 넷웨어 지원SW 개발업체 수를 크게 늘려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SGI가 자사 OS인 「아이릭스」의 핵심 컴포넌트인 「XFS」 파일시스템을 공개했고 넷스케이프를 인수한 AOL도 자사 웹사이트를 운용하는 「AOL 서버 3.0」의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등 주요 업체들의 소스코드 공개 열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컴퓨터업계에 이처럼 소스코드 공개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리눅스의 공적이라 할 수 있다.

 공개 유닉스인 리눅스는 윈도에 비해 응용프로그램이 부족해 클라이언트 분야엔 아직까지 널리 보급되지 못하고 있으나 서버분야에선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회사인 IDC는 최근 리눅스가 지난해 기준으로 1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서버OS 시장에서 17%의 점유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리눅스가 서버시장에서 이처럼 급속히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수많은 프로그래머들의 공동작업 결과, 성능과 기능의 개선이 빠르고 안정성이 우수한 것 등 소스코드 공개의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소스코드를 자신의 소유물로만 여겨온 세계 유명업체들이 소스코드를 공유물화함으로써 보다 많은 프로그래머들의 지적 능력과 아이디어를 종합해 우수한 SW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

 소스코드 공개는 또 세계 SW시장의 주도권을 MS가 쥐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업체들이 이 회사를 견제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되면서 많은 업체들이 이 대열에 앞다퉈 참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엔 오픈소스 프로그래머들을 인터넷을 통해 결집시키고 프로그래밍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기업과 연계시켜주는 서비스까지 추진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의 오픈애비뉴라는 업체는 공개 소스코드에 기반한 프로그램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기업들로부터 인터넷 사이트에 광고를 유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원을 마련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프로그래머들에게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광범한 프로그래머 인력풀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소스코드 공개 열풍이 거세지자 이같은 추세에 저항할 최후의 보루로 여겨져온 MS마저 대세를 인정하고 자사 제품의 소스코드 공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MS의 실력자인 스티브 발머 사장은 지난 4월 「윈HEC」에 참석해 『소스코드를 제공하는 것이 MS의 유저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다』며 소스코드 공개는 「흥미있는 사안」이라고 말해 윈도 소스코드의 공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발머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특히 반독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MS에 대해 미국 주정부들이 화해안의 하나로 제안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독점 재판에서 혐의가 인정될 경우 MS를 분할, 해체해야 한다는 강력한 주장까지 제기됐던 것을 고려한다면 소스코드의 공개는 훨씬 합리적인 화해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세관기자 sko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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