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CPU시장 독주 거칠게 없다

 인텔이 국내외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시장의 대부분을 장악, 인텔의 독주체제가 강화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MD·사이릭스·IDT 등 인텔 호환칩 업체들이 인텔에 밀려 올 상반기 적자경영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인텔은 상반기에만 37억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전세계 CPU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상반기 한국내 CPU시장의 90% 이상을 인텔이 장악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국내외에서 인텔의 입지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내셔널세미컨덕터사가 자회사인 사이릭스사를 대만 비아사에 매각한다고 발표한 지 3주만에, IDT사에서 CPU사업을 총괄해 오던 렌 페르햄 사장이 최근 인텔 호환칩인 「윕칩」의 향후개발을 잠정 중단하고 이를 매각하거나 외부로부터 투자를 유치한다고 발표하면서 퇴임했고, AMD의 아티크 라자 사장 역시 CPU사업에서 지속적인 적자를 책임지고 최근 사직하는 등 호환칩 업체들의 입지가 악화되고 있어 인텔의 독주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인텔은 2·4분기 67억달러의 매출액과 17억달러의 순이익을 달성, 올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24% 가량 증가한 138억달러를, 순이익은 약 50% 증가한 37억달러를 달성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같은 순이익 증가는 인텔이 셀러론을 비롯한 저가CPU 가격인하를 지속적으로 주도해 후발업체들을 견제하면서 저가시장에서는 평균 판매마진율이 떨어지면서도 물량으로 이를 만회했고 450 및 500㎒ 「펜티엄Ⅲ」와 「펜티엄Ⅲ 제온」, 433㎒ 셀러론 등 고가시장에서는 뚜렷한 경쟁제품이 없어 높은 마진율을 거두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텔은 올 상반기 시장 규모가 1억8000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된 한국내 CPU시장의 90∼95% 가량을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대부분의 국내 PC제조업체들이 AMD가 최근 발표한 「K7」보다는 「펜티엄Ⅲ」를 탑재해 신제품을 출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한국시장에서 인텔은 독점체제에 가까운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AMD는 2·4분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 성장한 5억9500만달러의 매출액을 달성했지만 순이익에서 1억6200만달러의 손실을 초래, 1·4분기에 이어 적자경영을 보였다.

 AMD 측은 매출액이 늘어나면서도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주력제품인 「K6」의 평균 판매가격이 상반기에 기존보다 14% 가량 떨어진 67∼87달러에 형성되는 등 가격인하에 따른 마진율이 감소한 것으로 자체분석하면서 하반기에는 인텔의 「펜티엄Ⅲ」보다 성능이 뛰어난 「K7」의 판매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인수, 매각의 진행으로 사이릭스, IDT 등 호환칩 업체들의 국내 매출실적은 미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균 분기에 한번씩 가격인하를 단행하며 CPU가격을 주도하던 인텔이 올들어서는 평균 월 1회 간격으로 가격인하를 단행하고 있어 후발업체들이 크게 고전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인텔의 독주가 예상되지만 사이릭스칩과 자사의 칩세트를 함께 판매할 것으로 보이는 대만 비아사의 움직임과 AMD의 「K7」 판매가 약간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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