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MHEG와 디지털TV

고영화 MHEG 코리아 의장·오픈TV코리아 대표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시작된 디지털 지상파 방송 채널 중에는 상호대화형, 즉 사용자의 의도가 반영되는 디지털 데이터 서비스를 위한 엠헥(MHEG) 콘텐츠가 포함된 채널이 있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라디오에서 TV로, 흑백TV에서 컬러TV로의 전환보다 훨씬 큰 파장을 가져올 상호대화형 TV의 새 역사를 여는 순간이었다.

 MHEG이란 멀티미디어 및 하이퍼미디어의 표현과 교환을 규정하는 국제표준화기구(ISO) 및 국제전기표준회의(IEC)의 국제표준으로 「Multimedia and Hypermedia information coding Experts Group」의 약자다. 여기에서 멀티미디어란 오디오·비디오·텍스트·그래픽 등 미디어의 표현을 의미하며, 하이퍼미디어란 링크를 통해 멀티미디어와 하이퍼미디어 객체들 사이에서 취사선택이 가능하게 해주는 부가적인 능력을 의미하는 용어다.

 MHEG 그룹은 89년부터 ISO/IEC 13522 표준의 여러 파트들을 제정해 왔으며, 94년 세트톱박스와 같은 제한된 터미널에서 주문형비디오(VOD)서비스나 전자프로그램가이드(EPG) 등의 상호대화형 TV 서비스에 대한 필요로 MHEG5가 탄생했다.

 MHEG의 또 다른 파트인 MHEG6는 MHEG5 애플리케이션이 좀더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거나 실행환경에 의해 제공되는 외부적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 등을 가능케 하기 위해 자바 가상 머신(Java Virtual Machine)과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사용하는 표준이다.

 MHEG5에 따라 구현된 엔진의 상호운용성과 기능을 검증하기 위한 표준으로 MHEG7이 97년 1월 제정됐으며, 최근에는 XML형식으로 MHEG을 표현하기 위한 MHEG8이 99년 1월 일본 회의에서 제안돼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대화형TV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 MHEG의 개발과 표준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영국은 UK­DTG에서 디지털 방송 규격을 만들어 세계 최초로 디지털 방송에 성공했고 유럽은 Euro­MHEG이라는 공동의 표준을 만들고 있으며 스페인·스웨덴 등에서는 MHEG으로 양방향 TV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 또한 업계와 방송국 측에서 MHEG으로 디지털 방송을 준비해 오고 있으며 미국은 독자적으로 HTML 기반의 디지털 데이터 방송을 준비하고 있으나 규격제정이 늦어지고 있다.

 MHEG에 대한 국내 연구는 서울대·광운대 등 학계, 전자통신연구소·국립표준원 등의 기관, 삼성·LG·대우 등 전자업체가 주도해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화형 디지털TV를 실현하기 위해 MHEG의 개발과 표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기술 수준에서 아직까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21세기 디지털시대를 주도할 대화형 디지털TV를 앞당겨 실현하고 관련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MHEG의 개발과 표준화에 배가의 노력을 경주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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