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의 나우콤 인수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반응은 우려 일색이다.
국내 업계가 무엇보다 이번 「사건」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대목은 인수 시점.
PC통신업체들이 인터넷 포털화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시점에 전격 인수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천리안·하이텔·유니텔 등 주요 PC통신업체들이 콘텐츠 개발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인터넷 재벌의 막강한 자본력이 나우콤과 결합할 경우 PC통신업체들의 판도는 쉽게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 포털 경쟁은 마케팅 싸움인 만큼 자본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야후재팬을 이끈 소프트뱅크의 경영노하우와 기술력이 접목될 경우 국내 인터넷 시장의 판도는 새롭게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PC통신업체들이 세계 유력 인터넷업체들과 제휴 및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선진경영과 자본을 통한 시장장악이 목표』라며 『인터넷 비즈니스는 국경이 없는 사업인 만큼 해외자본 유치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직 취약한 국내 인터넷 산업기반에 해외자본이 밀려들 경우 토종 인터넷기업들의 자립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적당한 규모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면 해외자본들이 덥석 물고 가는 상황이 계속될 경우 국내 인터넷산업의 앞날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어차피 인터넷비즈니스가 벤처를 중심으로 마케팅과 기술이 승부를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마케팅과 기술 잠재력을 돈으로 사는 인수·합병(M&A)작업은 끊임없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진단하며 『이같은 M&A환경을 전제로 한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았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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