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에 벤처투자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올들어 벤처캐피털들의 게임업체에 대한 투자는 올 2월 타프시스템(대표 정재영)이 「대물낚시광2」 개발비로 한국기술금융(현 산은캐피탈)으로부터 3억원, 개인투자자(에인절)들로부터 10억원을 유치한 것을 시작으로 조이맥스(대표 전찬웅)가 신작 「수페리온」 개발비로 글로벌렌털로부터 2억원, 최근 지오인터랙티브(대표 김병기)와 판타그램(대표 이상윤)이 각각 한솔창업투자와 한국아이티벤처로부터 2억5000만원과 5억원을 투자 유치하는 등 PC게임 업체에만 5건에 달한다.
게임업계에 대한 벤처캐피털들의 투자는 이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 온라인 게임업체 및 네트워크 게임 플랫폼 전문업체 등을 포함, 관련업계 전체로 폭넓게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리텔레콤(대표 장인경)은 최근 미국의 투자회사인 「스커더켐퍼 인베스트먼츠」사에 주식지분의 25%를 양도하는 조건으로 30억원, 전환사채(CB)형식으로 9억9천만원 등 총 4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기로 했다. 또한 게임방 폭증을 계기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넥슨·NC소프트·태울 등도 해외진출에 나서면서 국내외 벤처 캐피털들로부터 집중적인 투자제안을 받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멀티플레이어 기능을 지원해주는 전용 소프트웨어인 「네트워크 게임 플랫폼」을 개발하는 비테크놀로지도 LG창투와 아시아벤처금융으로부터 10억원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개발사 관계자들은 『1∼2년 전까지만 해도 게임개발사들이 벤처투자는 물론 정부나 각종 공공기관으로부터 저리 융자를 받기조차 쉽지 않았던 것에 비교하면 실로 격세지감』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국내의 게임개발사들이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5000만∼1억원 정도의 자본으로 창업되며 신작 개발자금 조달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투자금액도 수 억에서 수 십억원대에 달하고 투자조건도 지분투자보다 투자한 결과물을 통해 얻은 수익을 일정한 비율로 분배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이 많아지고 있다. 또한 지분참여를 하는 경우도 개발사들의 주식액면가에 최고 50배까지의 프리미엄을 붙여주는 파격적인 사례까지 나와 게임개발사들을 한껏 고무시키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대해 타프시스템의 이효래 실장은 『국내 벤처캐피털들까지 게임이 영화처럼 고부가 흥행산업이 될 수 있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과거 일부 대기업 제작사들이 시도했던 「입도선매」 방식의 투자와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말한다.
렌털과 리스사업이 주력인 글로벌 렌털의 한 관계자도 자사가 조이맥스에 2억원을 투자한 배경에 대해 『게임산업에 투자하는 데 따른 위험부담은 크지만 장기적인 가능성을 볼 때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게임 개발사들이 벤처캐피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벤처캐피털들이 투자 우선순위로 꼽고 있는 대상의 조건은 역시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기술력이다.
타프시스템의 경우 지난해 「대물낚시광」을 미국의 메이저 유통사인 인터플레이를 통해 수출하기로 한 것이 벤처캐피털들로부터 높게 평가 받았으며, 판타그램 역시 지난 96년 「지클런트」란 게임으로 미국에서 호평을 받은 경력과 세계시장을 겨냥한 신작들이 투자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오인터액티브·마리텔레콤·비테크놀로지 역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잠재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적지않은 투자금액을 좋은 조건에 유치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벤처투자를 통한 프로젝트가 성공으로 이어질 경우 향후 1∼2년내에 코스닥에 상장하는 게임업체들이 등장함은 물론 해외시장을 겨냥한 대형 프로젝트도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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