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 "컴퓨터 용어 대사전" 펴낸 신성대 김현숙 교수

 한 지방대학 교수가 방대한 어휘를 수록한 「컴퓨터 용어 대사전」을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충남 당진에 있는 신성대학 김현숙 교수(53)가 내놓은 이 사전은 최근 발간되자마자 독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면서 교보문고·종로서적 등 시내 대형서점들이 잇따라 50∼100권씩 주문하고 있다.

 크라운출판사가 펴낸 이 책의 두드러진 장점으로는 두가지를 꼽을 수 있다.

 이 사전은 우선 3만여개가 넘는 어휘 숫자만으로도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데다 용어 설명도 비교적 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김 교수가 10년 이상 각고의 노력 끝에 거둔 것이기 때문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국내·외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용어인 「밀레니엄 버그」를 찾아보면 단어의 정의부터 발생 이유, 각국의 대책까지 잘 정리돼 있다.

 김 교수는 『이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 약 한달 동안 각종 신문 기사는 물론 국방부와 기업 등에서 작성한 밀레니엄 버그 대책자료도 다수 참고했다』고 밝혔다.

 용어사전은 또 「혼란」 또는 「무질서」를 뜻하는 「카오스(chaos)」가 컴퓨터 분야에서 어떻게 그 의미가 확대되는지에 대해서도 풍부한 국내·외 논문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용어를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풀어 쓴 것은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 교수는 지난 85년 37살의 늦은 나이에 대학(동국대 전산과)에 진학한 후 지금까지 박사과정(고려대)을 다니고 있는 만학도.

 그는 『컴퓨터를 처음 배울 때 가장 어려웠던 것이 한글로 된 교재가 전무했다는 점』이라고 회고한다.

 이에 따라 그는 『영어로 된 원서를 닥치는 대로 읽었고 마침내 이러한 자료를 정리해 책으로 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저자가 본격적으로 저술활동을 시작한 것은 박사과정에 입학한 92년부터.

 그가 그동안 펴낸 주요 저서만 살펴봐도 인공지능, 지식공학, 전산학 개론, PC 용어사전, 멀티미디어 용어사전, 네트워크 용어사전, 인터넷 용어사전 등 20여종에 달한다. 따라서 이번에 펴낸 「컴퓨터 용어 대사전」은 그가 지난 10여년 동안 연구한 것을 집대성한 결과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이 사전은 최근 발간되자마자 우리 나라 컴퓨터 용어사전의 수준을 한단계 이상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현재 시중 서점에 진열돼 있는 컴퓨터 사전 중에도 그 내용이 부실해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책도 많이 봤는데, 이름도 없는 한 지방 전문대학 교수가 펴낸 사전이 독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라고 칭찬했다.

 흔히 현대사회의 특징으로 전문가들은 「빠른 기술발전」을 꼽는다.

 특히 정보통신분야에서는 각종 커뮤니케이션에 이용되는 수단이나 매체 등이 하루가 다르게 세분화, 전문화되기 때문에 여간한 전문가가 아니면 이들 분야에서 새로이 쏟아져 나오는 기술을 이해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이러한 때 정보통신의 믿음직한 길잡이를 만나는 것은 매우 환영할만한 일임에 틀림없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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