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이 한·미투자협정과 관련, 미국과의 협상과정에서 현행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를 축소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스크린쿼터 축소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박지원 장관은 지난 21일 「스크린쿼터 사수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김지미·이태원·임권택)를 비롯, 「우리영화지키기 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스크린쿼터 비상대책특별위원회」 등의 대표 10여명과 가진 면담에서 『최근 미국측이 외교통상부를 통해 현행 146일에 달하는 스크린쿼터를 18일로 축소해줄 것을 요구하는 최종입장을 통보해 왔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또한 『한국영화의 기본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최소한도의 준비기간까지는 현행 스크린쿼터가 유지돼야 한다는 영화인들의 입장에 동감하지만 협상이라는 게 상대방이 있고 경제사정도 어려워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스크린쿼터 축소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박 장관은 그러나 국내 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힘을 다할 것이며 앞으로 한국영화에 대한 지원방안으로 복합 상영관에 한국영화 전용관을 설치하고 올해 400억원 등 2001년까지 총 1000억원의 지원기금을 조성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대위와 시민단체 공대위측은 박 장관과의 면담 후 기자회견을 갖고 『스크린쿼터가 축소되고 나면 이같은 재정적 지원은 의미가 없다』며 『스크린쿼터 축소 저지를 위한 대대적인 반대운동을 범국민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시민단체 공대위 등은 24일 대규모 거리 집회를 시작으로 오는 26일 개봉되는 「스타워즈」를 비롯, 「미국영화 안보기 운동」 등 미국상품 불매운동을 펼치는 한편 한·미투자협정에 반대하는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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