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상품 제작에 무국적 시대가 도래했다고 할 만큼 영화·애니메이션·게임 등 각종 영상물의 외국과 공동 제작 및 투자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첫 한일합작 영화 「링」이 이번 주말 개봉된다.
「링」은 한국의 영화투자회사인
「AFDF KOREA」(대표 전태섭)와 일본의 「오메가 프로젝트」가 10여억원의 제작비를 공동출자, 제작은 한맥영화(대표 김형준)가 맡고 김동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일본 유명 미스터리 소설가 스즈키 코지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했다는 것과 지난해 같은 내용의 영화가 일본에서 먼저 제작, 개봉되면서 일부에서는 『일본영화의 아류작이 아니냐』는 강도 높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제작사인 한맥영화측은 『원작은 같을지 몰라도 제작은 우리 배우와 우리 감독이 독자적인 시각을 갖고 만들었다』며 『기존 영화제작의 틀을 깨는 새로운 시도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갑작스런 조카의 죽음에 의문을 갖게 된 신문기자 홍선주(신은경)는 조카의 세 친구가 모두 심장마비로 같은 날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들의 죽음에 의문을 가진 또 한 사람, 부검의 최열(정진영)을 만나게 되면서 선주는 본격적으로 사건의 진실을 추적해 나간다.
그러던 중 선주는 죽은 네 사람이 함께 여행을 갔던 콘도에서 정체 모를 비디오 테이프 하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 비디오에는 「이를 본 사람은 일주일 후 이 시간에 죽게 될 것」이라며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이라는 섬뜩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강력한 힘으로 보는 이들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는 그 비디오를 복사해 최열에게 가져간 선주는 일주일이라는 제한된 시간 속에 주문을 풀어야 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리면서 비디오 속에 나오는 초능력자인 무녀를 함께 찾아 나선다.
「스크림2」 「나는 아직도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등 미스터리 공포물과 맥을 같이 하는 이 영화는 동양적 정서에 맞는 새로운 공포물이라고 할 수 있으나 영화가 끝났나 싶을 때 예상을 뒤엎는 사건 하나로 결말을 짓는 구성은 할리우드를 본 뜬 느낌을 준다.
이 영화는 12일 국내 개봉에 이어 약 20만달러의 판권료를 받고 일본에 배급, 이달말 일본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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