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 타이베이 99" 평가

 지난 5일 막을 내린 대만의 컴퓨터전시회 「컴퓨텍스 타이베이99」에서는 기술적으로는 USB, 디자인측면에서는 투명 콘셉트가 PC 주변기기에 보편적으로 적용됐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히고 있다.

 이같은 평가는 「컴퓨텍스 타이베이99」에 참가한 PC케이스, PC카메라, 키보드 등 국내 PC 주변기기 업체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으로 세계 PC 주변기기 시장을 주도해온 대만업체들의 향후 마케팅 전략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PC 부품 대국인 대만의 주요 업체를 주축으로 전세계 900여 관련업체들이 참가한 「컴퓨텍스 타이베이99」는 미국의 추계컴덱스, 독일 세빗쇼에 이어 세계 3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대만 최대의 컴퓨터전시회다.

 이번 컴퓨텍스에서 국내 관계자들이 가장 인상깊게 본 것은 USB 분야에서 대만 PC 주변기기 업체들의 약진이다. PC 카메라에서부터 모뎀·마우스·키보드·PC스피커에 이르기까지 전시회에 출품된 대부분의 대만산 PC 주변기기들이 USB 제품 일색이어서 아직 수요부족을 이유로 USB 제품출시를 미루는 국내업체들과 현격한 차이를 나타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USB 규격을 지원하지 않는 PC 주변기기나 구형 PC를 위한 USB커넥터, 내장형 USB 허브카드류가 다량 출품돼 일반PC를 USB 환경으로 업그레이드, 신규수요를 창출하려는 대만업체들의 노력이 돋보였다는 것이다. 국내 키보드 업체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국내 업체들이 저가형 제품에 몰두하는 동안 USB분야에서 대만과 격차가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더욱 적극적인 USB 제품 상용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컴퓨텍스에서는 PC 주변기기 디자인 분야에서 주목되는 점은 미국 애플컴퓨터사의 「i맥」 컴퓨터에서 비롯된 투명소재의 사용 보편화다. 지난해 말부터 마우스,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 등 매킨토시 호환 주변기기를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선보인 대만업체의 누드디자인 도입이 최근에는 모니터, 조이스틱, 외장형 모뎀, PC 스피커, 키보드, 스캐너 등 PC주변기기 전체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평소 디자인 감각에서 대만보다 앞선다고 자평해온 국내 PC케이스 업체들도 의외로 많은 대만업체들이 다양한 색상의 투명소재 PC케이스를 선보인 것에 자극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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