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뱅크, 사이버증권사 설립 난항

 예기치 못했던 변수들이 속출하면서 골드뱅크커뮤니케이션즈(대표 김진호)의 사이버증권사 설립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중앙종금을 협력업체로 7월 안에 자본금 500억원 규모의 사이버증권사를 설립하겠다던 골드뱅크의 계획이 금감위의 유가증권신고서 반려조치, 김석기 중앙종금 사장 연행 등 뜻하지 않은 문제로 계속 꼬이는 양상이다.

 유가증권신고서는 미비한 서류를 보완해 이번주 초 다시 제출, 승인절차를 기다리고 있지만 지난 주말 중앙종금 사령탑인 김석기 사장이 검찰에 전격 연행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사업구도가 다시 오리무중 상태로 빠졌다.

 김석기 사장은 BIS 요건충족 등 중앙종금의 재정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번 사이버증권사 설립 주역이다. 그런데 김 사장이 갑작스레 검찰에 연행돼 행동이 자유스럽지 못하게 되면서 사이버증권사 설립에까지 파장을 미치고 있다.

 이번주 초 제출한 유가증권신고서도 아직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로 금감위의 심사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달 금감위 유가증권신고서 반려 조치는 서류미비 등 단순한 행정절차상의 문제였지만 사이버증권사 설립에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김 사장이 연행된 사태는 사업기조 자체를 흔들 수 있는 문제기 때문이다.

 골드뱅크는 김석기 사장 연행사실이 알려진 이후 두 가지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우선 중앙종금은 처음부터 사이버증권사 설립을 함께 논의했던 파트너로 신뢰관계 등을 고려해 이번 일과 상관없이 계속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는 골드뱅크가 사이버증권사 설립에 40% 지분을 차지하는 최대 주주로 중앙종금에서 뜻하지 않은 변수가 나타났지만 사업자체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석기 사장이 사이버증권사 설립에서 비중이 큰 인물이기는 하지만 연행 자체는 개인신상에 관련된 일이어서 기업 업무와는 별개로 다루겠다는 생각도 깔려 있다.

 문제는 다음주 초로 예정된 금감위의 유가증권신고서 심의 결과 통보와 23일과 24일의 유상청약 결과다. 또 다시 반려조치가 나온다거나 대규모 실권사태가 나타날 경우 사이버증권사 설립이 차질을 빚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골드뱅크 내부에서는 중앙종금이 아닌 다른 금융기관과 협력한다는 의견도 벌써부터 조금씩 나오고 있다. 어차피 사이버증권에 적극적 관심을 갖고 있는 금융기관이 많은데 굳이 문제가 있는 중앙종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다른 협력업체를 선택할 경우 사이버증권사 설립을 가로막고 있는 커다란 난제가 해결되기는 한다. 이와 관련, 골드뱅크는 지난 31일 동양신용금고 지분 39%를 60억원에 전격적으로 인수해 이 회사 최대 주주가 됐다. 명분은 회원 서비스를 위한 것이지만 최근 주가 상승으로 자금에 여유가 생긴 골드뱅크가 어떤 선택이라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역시 협력업체에 어려운 일이 생기자 바로 파트너를 갈아치운다는 시선 때문에 쉽게 선택하기는 어렵다.

 골드뱅크는 이번주까지는 사태 추이를 관망하며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함종렬기자 jyha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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