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IT산업 "격전 현장"을 가다 (16);HDD

 컴퓨터 경기가 되살아남에 따라 컴퓨터에서 필수적인 저장장치인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HDD 업계는 지난해 전세계적인 공급과잉 사태로 인한 가격폭락과 금융위기에 따른 아시아·중남미 시장 축소로 어려움을 겪었고 국내에서도 IMF 한파로 매출액과 공급량이 크게 감소했으나 최근 수요에 따른 생산량 조절에 성공함으로써 지난 97년의 경기를 되찾고 있다.

 올해 국내 HDD 시장은 극심한 어려움을 딛고 단기간에 5배 가까운 성장이 예상된다. 퀀텀코리아와 삼성전자, 한국후지쯔와 한국IBM 등 국내 주요 HDD 공급업체들은 PC업체의 생산량이 확대된데다 업그레이드 물량 증가, 수출용 PC 생산확대 등으로 올해 HDD 시장이 안정적인 성장기조에 올라설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추정하는 올해 HDD 공급량은 PC 공급업체들에 대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공급과 소매시장을 합쳐 130만∼190만대로 지난해보다 약간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올해 HDD 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불기 시작한 게임방 특수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PC 공급업체들이 수출 위주의 공급전략을 추진함에 따라 전체적인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 공급업체들이 예상하는 수출용과 내수용 HDD를 합친 대수는 550만대에서 600만대 수준. 삼보컴퓨터가 수출하는 e머신이 월 20만대 이상으로 삼보컴퓨터에 공급하는 물량만도 200만대를 쉽게 넘을 것으로 파악된다.

 수출중심의 PC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대우통신도 올 1·4분기 이후 월간 10만대 이상의 PC를 해외로 수출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PC업체에 대한 OEM 공급을 놓고 HDD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일반 소비자와 중소 PC조립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유통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소매시장에서는 퀀텀코리아와 삼성전자가 지난해까지 시장을 양분하면서 이끌어왔으나 최근 유통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는 맥스터코리아와 한국후지쯔가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그러나 소매시장에서의 경쟁은 지사가 설립된 업체간 경쟁이라기보다는 정식 채널을 거치지 않고 수입해 공급하는 소규모 업체와의 시장 다툼이 부각되고 있다.

 현재 퀀텀코리아와 한국후지쯔를 비롯해 맥스터코리아 등은 지사를 거치지 않고 소규모 수입업체들이 들여오는 물량이 더 많이 유통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이같은 그레이 제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본사차원에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쉽게 근절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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