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선풍기시장 "복고 바람"

 선풍기 업체들이 올 여름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에 실속형의 기계식 선풍기를 대거 포함시키는 반면 고가의 마이컴이나 리모컨을 채용한 제품을 크게 줄이는 등 기계식 제품을 주력제품화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일산업·한일전기·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 등 선풍기 5사가 지난해 IMF형으로 출시했던 기계식 선풍기를 중심으로 최근 99년형 선풍기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는 데 이어 오성전자·르비앙전자 등 올해부터 자체브랜드 판매에 나서기 시작한 중소업체들 가운데는 아예 기계식 제품만 출시한 업체도 나타나는 등 대다수의 선풍기 업체들이 올해는 기계식 선풍기 위주로 신제품을 구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고급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마이컴방식이나 리모컨방식 등 첨단의 고가제품에 밀려 점차 사라지던 기계식 선풍기가 올해는 국내 선풍기 시장을 주도할 중심제품으로 재차 부상할 전망이다.

 선풍기 업체들이 이처럼 기계식 선풍기를 주력제품화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IMF한파로 고가제품 수요가 크게 줄어든 반면 저가의 실속형 제품 수요가 늘어난 데다 그동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해오던 업체들이 올해부터 자체브랜드 판매에 속속 나서면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일산업은 최근까지 좌석용 및 벽걸이용·탁상용·천장용 등을 포함, 총 35개 모델의 신제품을 출시했는데 이 가운데 마이컴 및 리모컨 방식의 제품은 총 9개 모델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기계식 제품으로 구성했으며 한일전기도 올해 기계식 제품을 중심으로 총 7, 8종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가전 3사도 올해 OEM 생산물량을 대폭 줄이는 한편 마이컴 및 리모컨방식의 제품의 경우 구색만 갖추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의 경우 올해 출시한 16개 모델의 신제품을 모두 기계식으로 준비하고 마이컴 및 리모컨방식의 제품은 기존 제품으로 충당키로 했으며 삼성전자는 10개 모델의 신제품 가운데 각각 1개 모델의 마이컴방식과 리모컨방식 선풍기를 출시했다.

 특히 올해부터 자체브랜드 판매에 나선 르비앙전자는 삼성전자 및 한일전기 등에 대한 OEM공급을 마치는 이달 중순부터 자체브랜드 제품을 본격 생산,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 아래 기계식의 탁상형 6개 모델과 벽걸이형 4개 모델 등 총 10개 모델의 제품을 개발해 놓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기계식 제품만 총 8만대 이상을 판매할 방침이다.

 이밖에 오성사·우신전자 등도 올해 리모컨방식 등 고가제품을 내놓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신제품을 기계식으로 출시, 70∼80% 이상을 기계식 제품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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