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장난전화를 걸었다간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최근들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119 위치정보시스템」이 눈을 부릅뜨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설치 목적은 노약자나 환자, 장애인, 외국인 등 위급 상황에서 장소를 설명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지만 장난전화의 경우 신고자가 자신의 위치를 얘기하지 않아도 3초 이내에 전화번호와 주소를 정확하게 파악해낸다.
쌍용정보통신(대표 염정태)이 개발한 이 시스템은 신고 전화가 접수되면 소방서 모니터에 신고자의 전화번호와 주소가 정확하게 표시될 뿐만 아니라 사고지점을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전자지도 상에 신고자 위치까지 나타내준다. 공중전화를 이용할 경우 공중전화 고유번호와 위치가 나타나며 휴대전화도 추적이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97년부터 쌍용정보통신이 천안시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논산·아산 등 도내 6개 소방서에 「119 위치정보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충남 소방본부는 이 시스템 구축으로 구급·구조·재난 활동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
긴급상황시 당황해 장소를 잊어버리고 통화를 끊는 경우가 발생할지라도 이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장소찾기에 시간을 지연해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막을 수 있다.
또 충남도는 이 시스템의 설치로 신고자의 위치가 파악된다는 점을 홍보해 그동안 119 신고전화 중 90% 이상을 차지하던 장난전화를 절반으로 줄였다. 특히 시스템 구축 전에는 장난이나 허위전화로 출동하는 횟수가 월 30여 차례에 이르렀으나 구축 후에는 연 1회로 현저하게 감소해 소방대원들의 헛수고를 덜어주고 세금의 낭비를 막았다. 위치정보시스템 하나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119 위치정보시스템」은 서울·경기·부산·광주 등 전국 주요 소방본부에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서울·경기·부산 소방본부는 시범대상 소방서에 위치정보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나머지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대구·광주·울산 등의 소방본부도 도입을 검토하거나 구축중이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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