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대기업서 분사한 중소기업 자금지원 대폭 확대

　기업구조조정으로 대기업 일부 사업부문에서 분리·독립된 분사기업들도 앞으로 벤처기업 확인을 받아 창업자금·중소기업구조개선자금 등 각종 정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또 그간 대기업들의 분사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계열사 편입 등 공정거래법의 적용이 상당 부분 완화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청은 최근 기업구조조정의 여파로 대기업 일부 사업부문에서 분리·독립하는 분사기업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이들 기업이 경영상의 어려움이 많다고 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분사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이 방안에 따르면 중기청은 우선 분사기업에 실업대책 차원에서 확보한 창업자금 6000억원 중 일부와 중소기업구조개선자금·경영안정자금 등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분사기업에 대해 특별부가세·취득세·등록세·중간거래세 등 각종 세제혜택과 함께 △부당지원행위조사 1년 유예 △계열사 지정 한시적 유예 등 공정거래법의 적용 완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대기업으로부터 분사한 중소기업의 실태를 파악, 세부적인 정책개선방안을 마련, 분사방식을 통한 구조조정 추진 분위기 조성 및 확산에 적극 나서고 특히 그동안 대기업 계열사로 간주해 제외됐던 벤처기업 확인이 가능, 일반 벤처기업과 같은 정책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기로 했다.

　중기청은 특히 분사가 기업구조조정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문제를 흡수하는 이중효과가 있는 점을 감안,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분사기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앞으로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전국경제인연합회 등 민간기관과 협력해 다각적인 지원을 벌이고 필요할 경우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정책을 개발,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최근 5대그룹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주력사업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과정에서 일부 사업부문을 분리, 임직원들이 설립한 중소기업에 사업용 고정자산을 양도하거나 출자하고 있지만 이들 분사기업이 초기 운영자금 부족과 세제지원 미흡, 공정거래법상 규제 등으로 경영상 애로를 겪고 있다.

　특히 현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조에 모기업이 출자한 회사 중 일정 조건에 해당되는 경우 계열사로 편입, 집중관리받도록 돼있어 분사기업에 대한 계열편입과 기업결합 심사 가능성이 높고 공정거래법 23조상 분사기업과 모기업간의 거래를 불공정 거래행위로 제재하도록 돼있어 대기업들의 분사를 통한 기업구조조정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5대그룹이 지금까지 분사하거나 앞으로 추진할 분사기업을 보면 삼성이 지난해 삼성전자·삼성전관·삼성전기·삼성코닝 등 전자계열사를 중심으로 174개사를 분사한 것을 비롯해 현대가 올해 안에 167개사(98년 10개)를 분사할 계획이며, 대우(109개 사업), LG(9개사 47개 사업), SK(32개 사업) 등도 분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