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CDMA기술이 한국 업체들과 퀄컴 모두 윈윈하는 사업모델로 발전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또 CDMA기술이 보다 빠른 속도로 전세계에 파급될 수 있도록 한국 업체들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갈 계획입니다.』
국내에서 퀄컴만큼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는 업체도 드물다. 한쪽에서는 국내 이동통신 기술을 단숨에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일조한 회사로, 다른 한쪽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누려야 할 수익을 과다한 특허료로 챙겨가는 마치 거머리 같은 회사로 알려져 있는 것이 사실.
CDMA관련 칩세트를 설계하고 판매하는 퀄컴CDMA테크놀로지스사의 사장인 도널드 시락은 이를 의식, 인터뷰 내내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퀄컴사에 합류하면서 나는 한국사람이라고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가장 큰 고객인 한국을 이해못하면 퀄컴도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는 현재의 퀄컴이 한국 때문에 이뤄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한국도 퀄컴 때문에 적지 않은 이익을 창출했다는 사실에 대해 인정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 예로 올해 한국의 CDMA단말기 수출액이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1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50만명이나 될 정도로 고용창출에 크게 이바지한 것을 들었다.
그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IS-95B의 도입에 대해 『IS-95B는 데이터전송속도가 64Kbps에 달하는 만큼 현재 음성 중심의 이동통신산업을 데이터까지 통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IS-95B의 상위버전인 IS-95C나 IMT2000의 도입이 이른 시일내에 예정돼 있다면 굳이 IS-95B를 도입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중국시장에서 CDMA기술 도입 여부에 대해 『중국이 CDMA기술을 채택하도록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으며 올해안에 좋은 소식이 전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음을 밝혔다.
퀄컴은 오는 9월 대기시간을 50% 늘리고 크기는 50% 가까이 줄인 6세대 칩세트인 MSM3100을 국내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 제품을 적용하면 단말기 무게가 50g에 지나지 않으며 대기시간도 12일 정도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게 도널드 시락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퀄컴은 고객들에게 밝힌 제품 개발일정을 항상 준수해왔으며 제품공급시한도 97%까지 지켜왔다. 이는 다른 반도체업체와 비교해도 자랑스런 실적』이라며 『한국 업체들과 차세대 이동통신사업도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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