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있는 늙은 여자의 몸에서 기분 나쁜 화장품 냄새가 풍겼다. 그것은 화장품 냄새인지 몸내음인지조차도 알 수 없었지만, 별로 유쾌한 냄새는 아니었다. 그녀들의 농염한 호객소리와 천박한 몸놀림, 그리고 사내들의 음탕한 대화가 나를 더욱 곤혹스럽게 했다. 나는 모든 것을 뿌리치고 달아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아마, 사회 속이었다면 나는 동행한 친구들이 누구였든지 불문하고 그 자리를 떠났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사소한 일로 고참들로부터 두고두고 미움을 살 생각을 하면 감히 도주할 수 없었다.
나는 도살장에 들어가는 기분으로 마지못해 끌려 들어갔다. 이제는 불안감과 불쾌함이 팽배했다. 처음에 느꼈던 가슴 두근거림도 없었다. 어쨌든 다행스런 것은 나 혼자가 아니고, 다른 동료가 세 명씩이나 함께 한다는 것이 다소 마음이 놓였지만, 그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윤 병장은 몇 번이나 여자들을 따돌리고 안쪽으로 깊이 들어갔다. 그리고 나이가 조금 들어 보이는 여자의 안내를 받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윤 병장이 단골로 가는 곳이었다.
『사귀는 여자는 있나? 그런데 그건 중요하지 않아. 여자를 사귀는 것과 여기를 출입하는 것은 별개야. 기도식 상병은 사귀는 여자가 있는 데도 이런 곳에 자주 오지. 그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해.』
윤 병장은 배용정 선배와 사고방식이 같았다.
『저는 사귀는 여자도 없지만, 그렇다고 이런 곳을….』
『여기까지 와서 얌전빼지 말고 잠자코 들어와, 새끼야.』
윤 병장이 윽박지르며 머뭇거리는 나를 채근했다. 우리는 어느 허술한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 바로 옆에 변소가 있었고 그 안쪽에 도랑이 지나갔다. 그 도랑에 나무로 만든 다리가 있었는데 도랑이 마당 한가운데를 지나가고 있는 이상한 집이었다. 집은 2층으로 닭장처럼 조립돼 있었는데 계단을 올라가면 곧 쓰러질 것처럼 삐걱거렸다. 나는 갑자기 닭이 돼버린 느낌이 들었다. 마치 수탉이 되어 이곳의 그 많은 암탉을 교미해줘야 하는 부담감을 가지게 됐다. 그것은 한평생 해도 끝이 없는 고역일 것이라는 생각조차 들었다.
우리는 각자 방을 정하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방안으로 들어가서 우두커니 서 있는 동안, 계단 밖에서 윤 병장이 흥정하는 소리가 들렸다. 윤 병장은 돈을 깎았고, 여자는 안된다고 했다. 윤 병장은 네 명씩이나 되는데 깎아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고, 늙은 여자는 그래도 안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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