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장비 제조업체들이 KBS·MBC 등 지상파방송사와 케이블TV 프로그램공급사(PP) 등과 공동 연구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방송환경이 디지털로 바뀌고 장비제조업체들의 기술력이 크게 향상됨에 따라 국내 방송장비 제조업체와 방송사가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 개발이 완료돼 방송현장에서 사용중인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방송장비 전문업체인 디지털퓨전(대표 김태완)은 최근 MBC와 모션기능 및 동영상 표출기능 등을 구비한 방송용 문자발생기를 공동 개발키로 계약을 맺고, 오는 6월께 열릴 「한국방송장비전(KOBA) 99」 행사에 시제품을 선보인다는 목표 아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퓨전은 앞으로 3년간 MBC 본사는 물론 전계열사에 대한 제품공급권을 확보하게 되며 MBC와 공동으로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지난 97년부터 KBS와 공동으로 문자발생기를 개발하고 있는 포디존(대표 정훈주) 역시 작년 6월 1차 개발을 완료한 데 이어 오는 5월 말까지 KBS가 하드웨어를, 포디존이 소프트웨어(SW)를 각각 맡아 디지털 문자발생기 개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밖에도 SBS와 동영상압축표준규격인 MPEG2 관련SW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현재 물밑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솔루션 개발전문업체인 아이큐브(대표 강성재)는 KBS기술연구소와 연말까지 비선형편집기 SW를 공동 개발키로 하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측은 개발제품을 연말부터 방송제작 현장에 설치, 디지털방송 환경구축을 앞당길 방침이다.
방송 통합정보시스템 전문업체인 CIS테크놀로지(대표 이준)는 지역민방인 인천방송과 제휴해 디지털방송시스템을 비롯해 위성방송시스템, 뉴미디어 콘텐츠사업관련 방송정보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두 회사는 디지털방송 및 뉴미디어 사업과 관련해 CIS테크놀로지의 방송정보기술과 일본 비전플래닝사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지털방송 통합솔루션을 개발할 방침이다. CIS테크놀로지는 또한 케이블TV PP인 m·net과도 조만간 위성방송자동화시스템 공동개발 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LG정보통신(대표 서평원)도 작년 초부터 KBS와 공동으로 추진해온 디지털 지상파방송용 송신기 개발을 완료, 최근 발표회를 가졌으며 오는 8월 말까지 디지털 지상파방송용 주파수변환기와 고출력 증폭기를, 연말까지는 디지털 지상파방송용 중계기를 개발완료할 방침이다.
이밖에 유로정보기술(대표 최우성)이 케이블TV 음악채널인 KMTV와 공동으로 경영정보시스템(MIS)은 물론 편성·송출에 이르기까지 라디오방송의 모든 프로세스를 한데 묶은 종합 방송운영·송출자동화시스템 「KE2000」에 대한 개발을 끝내고 현재 라디오방송사를 대상으로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는 국내 방송장비 제조사들의 기술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특히 지상파방송사들 사이에 잠재하고 있는 국산제품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풍조를 해소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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