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세계로 가는 길이 다양해진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접속」 하면 컴퓨터부터 떠올리게 된다. 컴퓨터가 인터넷에 접속하는 일반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컴퓨터뿐만 아니라 TV와 휴대폰·일반전화·PDA 등 다양한 단말기에서 인터넷 접속을 지원, 인터넷에 접속하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컴퓨터가 아닌 인터넷 접속단말기로 가장 주목을 받는 제품은 바로 대화형TV(iTV).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전화회사의 적극적인 참여로 미래의 정보는 TV라는 하나의 파이프로 집중될 것』이라며 『오는 2001년에는 전체 인터넷 이용자 4200만명 중 700만명 정도가 iTV를 이용해 인터넷을 즐길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TV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이를 통해 물건구매와 정보검색은 물론 전자우편과 채팅도 이용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현재 미국과 일본 등지에 인터넷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필립스·히타치·미쓰비시·소니 등 유명 가전업체들이 인터넷 접속을 지원하는 웹TV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LG전자·대우전자·삼성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도 TV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다양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인터넷TV를 선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전화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웹폰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웹폰은 전화에 인터넷 접속기능을 추가한 것. 이용자는 전화에 부착된 화면을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 은행거래와 티켓예매·주식거래 등의 업무를 볼 수 있다. TV에 비해 전화는 원래 커뮤니케이션을 목적으로 하는 기기인데다 간단한 정보검색에 유리한 점을 가지고 있어 컴퓨터에 익숙하지 못한 일반인들도 쉽게 쓸 수 있다는 것이 웹폰 지지자들의 평가다.
또 IP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폰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있어 다양한 응용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국 IDC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께는 웹폰의 세계시장 규모가 22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알카텔·노텔·필립스 등 세계적인 전화업체들이 모두 자체 개발한 웹폰을 선보이고 있으며 보다 쉽고 편리한 인터넷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동하면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휴대폰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과 브라우징을 추진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퀄컴과 무선 인터넷 접속업무를 추진하는 벤처기업을 설립했으며 모토롤러와 시스코도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는 다음달부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나로통신이 가입자를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웹폰을 임대, 전화와 인터넷을 통한 정보검색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PDA를 이용한 인터넷 접속도 활기를 띠고 있다. 윈도CE를 기반으로 한 PDA에는 인터넷 브라우저가 기본 내장돼 있으며 팜파일럿 등의 PDA도 인터넷 접속기능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처럼 여러 가지 단말기를 통한 인터넷 접속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모든 정보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유통되는 데다 보다 많은 정보를 유통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쉬운 인터페이스의 단말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단말기를 인터넷에 연결시키려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업체의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격과 편의성·해상도 등의 문제 때문에 웹TV·웹폰 등이 생활에 깊이 파고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문제 때문에 인터넷으로 가는 길이 특정 단말기로 통일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그러나 인터넷을 지원하지 않는 단말기가 살아남기 어려운 것도 부인할 수 없는 대세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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