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연구소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혀왔던 이단형 박사(52)가 업계로 나왔다. 27년 동안 근무한 시스템공학연구소(SERI)를 그만두고 최근 시스템통합업체인 LGEDS시스템 전무로 새로운 환경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이단형 박사는 SERI에 근무하면서 의료보험전산망 구축, 금융실명제 전산화,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전산시스템 개발·운용, 93대전엑스포박람회 등 굵직굵직한 국가적 행사의 전산프로젝트를 도맡아 처리해온 인물이다. 이단형 전무는 『그동안 연구개발에만 전념했으나 앞으로는 쌓아온 노하우를 직접 적용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업계진출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연구소와 업계는 환경이 달라 업계에서 활동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을텐데.
▲그동안 연구소에서 해온 업무가 지금의 시스템통합(SI) 업체가 하는 사업과 다르지 않다. 70, 80년대만 해도 국내 SI산업은 전무했기 때문에 국가적인 전산프로젝트가 있을 때마다 SERI가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금융실명제나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의 전산시스템 구축사업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같은 프로젝트는 현재 SI업체들이 수행하는 주력사업이기 때문에 업계가 그리 생소하지만은 않다.
-LGEDS시스템에서 맡는 역할은.
▲공식적으로 기술연구부문장과 기술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컴퓨터센터 운영 등 기술연구 부문을 총괄하고 있으며 구매부문도 관할한다.
-인재육성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들었는데.
▲우수한 인적자원은 LGEDS시스템의 경쟁력일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의 기반이기도 하다.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를 위해서는 우수인재 양성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이번에 맡게 된 사내 기술대학원을 통해 프로젝트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 공급하고 우수한 프로젝트 매니저를 많이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SI업계가 지난해 극심한 구조조정 과정을 겪으면서 국내 IS업체들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많이 제기됐다. 국내 SI업계를 나름대로 평가한다면.
▲지난해의 구조조정은 사회전반적인 현상이었다. SI업계는 다른 산업에 비해 조정폭이 적었고 최근 성장속도도 훨씬 빠른 편이다. 기술력 또한 선진국 수준에 많이 접근해 있다고 본다.
-연구소 재직시부터 SW수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난해 SW수출은 8천만달러 정도로 잠정 추계되는데 이는 경쟁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캐나다·인도·이스라엘·아일랜드 등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SW 수출비중이 30% 이상이지만 우리나라는 2.6%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앞으로 우리의 정보기술산업이 세계무대로 진출할 수 있도록 업계·정부·연구소의 힘을 한데 모으는 일을 하고 싶다.
-그동안 국내 SW 기술개발을 주도해온 SERI의 기능이 최근 크게 위축되고 있다. SERI의 역할에 대한 평가가 다소 엇갈리는 것도 사실이다. SERI 출신으로서 생각하는 우리나라 SW기술 개발의 바람직한 방향은.
▲SERI의 생산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연구소 스스로가 반성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 볼 때 기업은 단기이익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투자회수 기간이 길거나 위험이 큰 투자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국가적인 중장기 연구사업은 연구소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미국을 제외한 유럽이나 캐나다·인도·대만 등 경쟁국들은 정보기술 개발을 국가전략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창호기자 c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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