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시즌을 맞아 삼성 전자소그룹 3사가 주총 대응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IMF아래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와 가전부문의 빅딜」 「퇴출기업의 정리」 등과 관련해 소액주주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총시기를 최대한 늦춰 잡고 있는데 삼성전기를 시작으로 삼성전자와 삼성전관은 다음달 19일과 20일경에 주총을 열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자동차부품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조4천8백억원의 매출에 5백50억∼6백억원의 경상이익을 기록했으며 차입금도 2천4백억원을 상환해 부채비율을 2백79%에서 1백79%로 대폭 낮추는 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만들었다. 또한 이 회사의 주식배당도 97년 수준인 12% 이상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0조원에 경상이익도 97년보다 3배 가량 증가한 4천4백억원에 이르고 있다. 또한 세후이익도 3천1백32억원을 기록했으며 부채비율도 98년말 1백98%로 안정된 회사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특히 주주배당금액만도 8백78억원으로 97년 10%보다 2∼3% 높은 배당률을 기록할 예정이다.
브라운관시장의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삼성전관은 지난해 3조2천억원 매출에 1천5백억원의 경상이익을 기록, 97년에 비해 크게 호전됐으며 부채비율도 1백20%선에 불과할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수치상으로 볼 때 전자 소그룹 3사는 아주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우량업체들이다.
그러나 각사마다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는 관계로 주총이 열리면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내심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에 투자한 AST에서의 철수와 이천전기의 퇴출에 따른 막대한 손실건,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빅딜에 대한 추궁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삼성전기의 경우 자동차빅딜에 따른 자동차 부품의 향후 방향과 퇴출기업 한일전선 등의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은 분명하며 삼성전관도 자동차 등 계열사들에 대한 지원문제 등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난해 삼성전자의 경우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국내 주총사상 13시간이라는 최장 주총시간을 기록하는 등 커다란 곤욕을 치렀던 점에 비춰볼 때 올해도 무사히 넘어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주총을 앞두고 소액투자자들이 해외투자자들과 손잡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구조조정으로 인한 퇴직자들의 입을 통해 내부정보가 유출될 수도 있어 이래저래 예전보다 시끄러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 전자소그룹들은 주총을 앞두고 소액주주들과 내국인 지분보다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대비하고 있으나 혹시 주총당일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 전자 소그룹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경영환경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양호한 실적을 거둔 점을 강조, 투자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면서 주총을 무사히 넘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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