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보인다> "우주센터" 계획

 과학기술부는 이달 초 「2005년까지 독자 위성을 발사한다」는 목표 아래 오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약 1천억원을 투입, 인공위성의 발사와 통제·운영 업무를 담당할 「우주센터」(가칭)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과기부는 우선 관련 전문가들이 오는 3월부터 7월까지 타당성 조사를 벌인 뒤 그 결과를 토대로 후보지 선정과 함께 설계와 토목공사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과기부는 이 센터가 미국 우주개발의 메카 역할을 담당해온 「케네디 우주센터」처럼 21세기 우리나라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조성됨은 물론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각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2000년대는 우주공학 시대가 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올해는 인간이 달에 첫발을 내디딘 지 30년이 되는 해기 때문에 우주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국들은 우주개발에 국력을 쏟아붓고 있다. 미국·일본·유럽 등 16개국은 우주공간에 떠 있는 연구소라고 할 「국제우주정거장(ISS)」을 2004년까지 고도 3백80㎞ 우주에 건설하기로 하고 지난 연말부터 조립에 들어갔다. 국제우주정거장 건설계획을 처음 세운 사람은 미국 레이건 대통령이다. 그는 지난 84년 10년 안에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힘만으로 엄청난 예산을 감당하며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것은 무리였다.

 그래서 미국은 92년 유럽 우주기구 산하 11개국(네덜란드·노르웨이·덴마크·독일·벨기에·스웨덴·스위스·스페인·영국·이탈리아·프랑스)과 일본·캐나다·브라질, 그리고 당시 이미 「미르」라는 우주정거장을 운영하고 있던 러시아를 끌어들여 국제 우주정거장 건설계획을 확정지었다. 국제 우주정거장의 이름은 「알파」로 정해졌다.

 알파 국제 우주정거장 건설은 그후 3단계로 진행되고 있다. 1단계는 지난 94년부터 97년까지로 미국 우주 비행사들이 러시아(구 소련)의 미르 방문과 우주생활의 노하우를 습득하고 또 우주 왕복선과 미르가 도킹하는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2단계(98∼99년)는 1단계에서 제작한 알파의 기초적인 구조물들을 조립한다. 이어 3단계가 끝나는 2003년이 되면 7명이 생활할 수 있는 승무원 거주 모듈, 미국·일본·유럽 우주기구가 구축한 6개의 실험 모듈들이 완성된다. 드디어 오는 2004년 그 위용을 드러낼 국제우주정거장 알파는 그 규모만도 가로 1백8m, 세로 74m, 무게는 4백20톤에 이른다.

 이것도 부족해 미국의 「허블」, 일본의 「스바루」처럼 선진국들은 저마다 성능 좋은 망원경을 설치하고 화성에 탐사선을 띄우는 등 우주의 신비에 한발이라도 더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아직 인공위성을 발사하려 해도 외국의 발사기지에서 외국 로켓 신세를 져야 한다. 우주개발에 필수적인 로켓 개발도 한미 양해각서에 따라 사정거리가 1백80㎞에 묶여 있었다. 다행히 지난번 한미 안보협의회에서 이를 3백㎞까지 확대하기로 했으나 운반중량은 5백㎏에 묶여 있다. 북한은 이미 인공위성을 발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학기술장관회의가 지난해 11월 「2005년까지 저궤도위성 및 발사체 개발로 독자위성을 발사한다」고 결의한 이면에는 「우리도 한시바삐 평화적인 우주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헤치고 우주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정부의 특별한 관심도 중요하지만 우선 국민들의 폭넓은 이해와 지지를 받아야 한다. 특히 이번 우주센터 건설계획은 거액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본격적인 우주개발의 출발이라는 점에서 국민의 지지와 투명한 사업진행이 선행조건이다. 우리 모두가 자랑스럽게 느끼는 우주센터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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