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단단한 놈

* 작지만 단단한 놈

 어느 대학 단과대 학생회장 선거 기간에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두 명이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한쪽은 여성, 한쪽은 남성이 회장 후보였다.

 그런데 남성 회장후보는 키가 무척 작아 1백55㎝밖에 안됐다. 반면 다른 여성 후보는 키가 1백70㎝ 가까이 되는 장신이라서 남자 쪽이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폴레옹도 1백60㎝의 작은 키로 세계를 제패했고 등소평도 1백50㎝의 작은 키로 중국을 좌지우지하지 않았는가. 우리 옛말에도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있듯이. 그래서 남성 후보 측에서 키 작은 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삼아서 선거 당일 플래카드를 걸기로 했다. 「작지만 단단한 놈! 김XX」 로.

 예쁜색 스티로폼에 색 테이프를 붙여 글자 한자 한자를 정성껏 만든 다음 단과대 건물 정면 꼭대기에 목숨을 걸고 올라가 두 친구가 플래카드를 걸었다.

 그런데 다음날 플래카드를 보니 슬로건 맨 첫 글자에 「ㄱ」 받침이 바람에 날려 온데간데 없는 것 아닌가.

 선거 결과 유효표 2백68표 가운데 2백55표로 압도적으로 단단한 놈이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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