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7천7백33억원, 매출 2조7천억원, 경상이익 2천5백억원(98년 말 추정), 직원 8천7백여명, 청주와 구미에 첨단 반도체 생산공장.」
이것이 현대전자와 주식 양수도 협상을 벌이고 있는 LG반도체의 대략적인 모습이다.
LG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59.9%를 현대전자에 팔기 위해 매일같이 협상을 하고 있지만 양사의 가격 차이는 아직도 매우 큰 것 같다. 현대전자는 LG반도체를 1조2천억원 가량에 사려하고 있고 LG반도체는 잘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현대가 제시하는 것과는 4조원 정도 차이가 난다는 입장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같은 매물이 나오게 된 것도 드문 일이겠지만 금새가 이처럼 엄청난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쩌면 기네스북에 오를 만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이 엄청난 차이가 왜 발생했고 무엇을 의미하느냐이다. 그것은 기업을 단순하게 싸게 사려고 하고 또 한 측은 더 받으려는 데서 비롯된 점도 있을 것이다. 그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큰 금액 차이는 잘 설명되지 않는다. 그것은 애초부터 이 거래 자체가 자본주의의 통념을 벗어난 것이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초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통합을 유도하면서 기대했던 것은 「과잉·중복투자 방지와 시너지 효과를 통한 국가 전체의 이익」이라는 명분이었다. 따라서 그 이익은 애초부터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희생 아래서 얻어질 수 있는 것이었으며 양사의 몫은 아니었다.
그것은 결국 산업이나 경제의 회생을 통해서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이었다.
따라서 현재 LG와 현대가 양수도 협상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 4조원 가운데 상당 부분은 정부가 계산한 앞으로 돌아올 「사회적 이익」에 의한 것이다.
수익자 부담 원칙에서 보면 그 가격 차이는 결국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 빅딜 대상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원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것이 어쩌면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양수도 협상의 물꼬를 쉽게 트는 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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