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반도체산업협회의 신임 상근 부회장 선임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지난 8일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정기총회에서 현 김치락 상근 부회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서정헌 특허청 특허심판원 제3부 심판장(이사관급)의 선임이 유보된 것이다.
협회 회장단의 선임은 사전 조정작업을 마친 후 총회에서 추인하는 요식 절차를 밟는 것이 관례라는 점에서 이번 반도체협회 부회장 선임 유보 사건은 복잡한 속사정이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서정헌 심판장은 협회 관할 부처인 산업자원부 측이 사전에 내정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총회에 무리없이 선임될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총회의 선임 유보는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특히 협회 창립부터 7년간 부회장 자리를 지켜온 김치락 부회장이 반도체업계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통상문제를 직접 챙긴 실무형이었다는 점에서 후임자 인선에 관심이 집중돼 왔다.
더욱이 김 부회장의 퇴진이 기정사실이 된 지난해 말 이후부터 후임자의 자격조건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면서 후임 상근 부회장은 정부에서 낙하산식으로 내려보내는 인물이 아니라 업계에서 실무적으로 통상문제를 담당했던 사람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총회 직전 정부 측이 서정헌 심판장을 후임자로 내정하면서 협회 이사회 측의 반발 심리가 작용, 선임 유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한편 협회 측은 이에 대해 『통상 부회장 선임은 신임 회장이 대상을 물색한 뒤 이사회의 승인을 얻는 절차를 거친다』며 『조만간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후임자를 선임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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