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음악시대의 음반유통은 어떻게 변화할까.
최근 국내외 음반업계는 잇따라 일고 있는 MP3 등 컴퓨터 음악파일 선풍이 음반유통에 미칠 파장을 놓고 부심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오는 2000년대의 음반유통은 기존 유통망이 붕괴되고 온라인통신에 의한 시장이 형성됨으로써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콤팩트디스크(CD) 등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까지 보이고 있다.
이같은 시장변화에 대한 전망과 우려는 지난달 28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99 미뎀 칸」 콘퍼런스에서도 논란이 됐다. 「디지털시대의 음반유통」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대체로 온라인마켓이 거대한 잠재성으로 세계 음반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올 것이라는 데는 견해를 같이 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붕괴되고 이로 말미암아 음반 레이블이 퇴출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나뉘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주피터 커뮤니케이션사의 마크 무라당 이사는 『최근 미국의 온라인 음악판매시장 규모는 1억3천5백만달러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오는 2002년쯤에는 전체시장의 10% 정도인 10억6천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온라인음악의 경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보다 저렴한 시장형성의 가능성과 감상자 중심의 음악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음반유통시장을 크게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유명 음반 레이블은 음반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해 타워레코드 USA의 마크 파레이스 부사장은 『다운로드 뮤직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대중은 여전히 CD를 원할 것』이라면서 온라인 음반시장과 기존 음반유통시장의 동반 성장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온라인 음악시장 활성화의 걸림돌도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아직까지 일반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툴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MP3 플레이어 등 관련 기기의 보급률이 극히 낮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이를 종합해보면 온라인 음악시장이 본격 형성되고 하드웨어 보급이 본격화되면 기존 음반유통시장을 크게 위협할 것은 확실시 된다. 다만 시장에서 디스크의 자켓을 직접 보고 레이블을 확인하고 싶은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세계 음반시장이 온라인 음악시장으로 인해 당장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역설적으로 이같은 음반시장 변화에 따른 수혜자는 아티스트와 음악 저작권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음반업계는 머지않아 CD프레싱을 통해 신보를 발표할 것인가 아니면 온라인업체를 통해 먼저 음악을 소개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해야 할 것 같다. 2000년대 음반유통시장이 온라인음악의 출현과 확산으로 커다란 변화가 일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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