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이후 껄끄러워지 시작한 엘렉스컴퓨터와 미국 애플컴퓨터간에 요즘 훈풍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는 애플컴퓨터가 오랫동안 매킨토시 컴퓨터를 국내시장에 독점 공급하면서 쌓아온 엘렉스컴퓨터의 영업력을 다시 한번 실감했기 때문.
애플컴퓨터는 한국시장이 IMF이후 급속히 냉각되면서 엘렉스컴퓨터가 더이상 제품주문을 내지 못한 데서부터 심기가 편치 않았다. 엘렉스컴퓨터 입장에선 시장수요의 격감에 대처하고 경영구도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매킨토시 컴퓨터의 재고처리에 주력하는 한편 애플측에 전략적 파트너로서 자금지원과 같은 협력강화를 요구했으나 애플컴퓨터는 이를 이해하기보다는 신규주문을 내지 않는 엘렉스컴퓨터에 대한 불만만 증폭돼 왔던 것.
그래서 애플컴퓨터는 지난해 10월 「애플코리아」를 설립, 국내시장 직접진출을 가시화하는 한편 「i맥」 국내판매를 개시하면서 독점판매의 지위를 누려온 엘렉스컴퓨터와 별도로 컴마을·한국익스프레션툴즈 등과 대리점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두 업체의 관계가 급속한 냉각기류를 탔다.
이후 엘렉스컴퓨터는 IBM호환PC사업을 추진해 올해초 「내맘대로 PC」 5개 기종을 개발해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으며 애플컴퓨터는 i맥의 프린터케이블을 도입해 i맥 구매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등 각각 독자적인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두 업체의 관계는 더욱 소원해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두 업체의 이같은 외부 움직임과 별도로 최근 두 업체가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파트너임을 인정하는 기미가 이곳저곳에서 감지되기 시작했다.
우선 i맥 판매와 관련, 애플컴퓨터는 지난해 11월에 일반 유통망은 컴마을, 교육망시장은 한국익스프레션툴즈를 통해 제품을 집중 공급키로 했으나 이들 업체가 매킨토시 영업기반이 취약한 것을 실감하게 됐다. 애플컴퓨터는 전국 3백50여개의 유통점을 거느린 국내 최대의 유통망을 확보한 컴마을과 i맥 대리점 계약을 체결했지만 현재 애플컴퓨터의 i맥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컴마을 대리점은 10여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애플컴퓨터는 컴마을과 대리점 계약체결 이후 일반유통시장에서 i맥 수요가 크게 일 것을 기대했으나 컴마을의 매킨토시 영업 취약으로 지난해말부터 올해초까지 컴마을 통해 공급한 물량은 1백대 수준에 못미치고 있다.
반면 애플컴퓨터가 전국 1백여개의 유통망을 갖고 있는 엘렉스컴퓨터를 통해 판매한 i맥 물량은 약 3백대 수준. 애플코리아는 이 때문에 최근 도입하고 있는 1천대의 i맥 물량을 대부분 엘렉스컴퓨터에 공급하고 있다.
엘렉스컴퓨터 역시 IBM호환PC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매킨토시사업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애플컴퓨터와의 소원한 관계가 결코 자사에 유리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관계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엘렉스컴퓨터는 이와관련, 이달초 저가 기종인 「B형 i맥」 출시에 맞춰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개최키로 하는 등 애플컴퓨터의 i맥사업에 적극적인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는 엘렉스컴퓨터가 독자적인 IBM호환PC사업을 추진하면서 i맥 판매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관련업계의 당초 예상이 크게 빗나간 것이다.
PC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애플컴퓨터와 엘렉스컴퓨터는 애플코리아 설립과 i맥 출시를 기점으로 다소 소원한 관계를 유지했으나 두개의 핵심 논점사항이 마무리되고 양측이 독자적인 사업영역을 인정하면서 다시 긴밀한 상호보완관계를 유지해나가고 있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서로의 이해득실에 따라 새로운 관계설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SW 많이 본 뉴스
-
1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2
삼성SDS, 클라우드 새 판 짠다…'누리' 프로젝트 띄워
-
3
제주도에 AI 특화 데이터센터 들어선다…바로AI, 구축 시동
-
4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
5
삼성SDS, 병무청 행정 시스템 클라우드 전환 맡는다
-
6
오픈AI, 코어위브와 클라우드 계약…MS와 결별 가속화되나
-
7
마케터, 생성형 AI 의존 심화…사용자 신뢰 잃을라
-
8
[뉴스줌인]경기 침체 속 오픈소스 다시 뜬다…IT서비스 기업 속속 프로젝트 추진
-
9
산·학·연 모여 양자 산업 지원…NIA, 양자 클러스터 기본계획 마련 착수
-
10
유통가 개인정보 유출사고 연이어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