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0억원 고지 달성.. 중견 PCB업체로 도약

 연간 매출액 1백억원 고지를 달성하자.

 기묘년 새해를 맞은 국내 중소 인쇄회로기판(PCB)업체들이 너도나도 매출액 1백억원 달성을 올해 최대 사업목표로 설정하고 생산설비 확충 및 새로운 고객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소 PCB업체들이 이처럼 매출액 1백억원 달성을 올해 지상목표로 설정한 까닭은 우선 1백억원이 지닌 상징성과 거래처에 대한 신뢰성 입증이란 두 가지 효과를 얻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우선 매출액 1백억원을 넘어서면 국내 PCB업계에서 나름대로 명함을 내밀 수 있을 정도의 덩치를 확보하게 된다. 현재 국내에서 PCB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3백여개 업체 가운데 매출 1백억원 이상을 달성한 업체는 대략 20여개 정도에 머물고 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 연간 매출액이 1백억원을 넘는다는 것은 중견 PCB업체로서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매출액 1백억원이 지닌 상징성과 더불어 이들 중소업체가 노리고 있는 실제적인 효과는 「제대로 된 PCB를 만들 수 있는 업체」라는 인식이다. 갈수록 장비 의존도가 높아지고 기술변화가 급격해지고 있는 PCB산업 특성을 고려할 때 이제는 영세규모의 PCB 생산능력을 갖고는 세트업체의 요구에 대응할 수 없는 실정이다.

 『설비가 낙후되고 생산능력이 뒤처지는 업체에는 더 이상 물량을 발주할 수 없다』는 세트업체의 주장대로 이제 국내 PCB업계의 경쟁력은 첨단 설비를 바탕으로 한 생산능력과 기술수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매출액이 1백억원을 넘어서면 제대로 된 설비와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세트업체가 안심하고 물량을 발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신뢰성을 확보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최근 잘 나가는 PCB업체로 업계에 회자되고 있는 기주산업·(주)대방·서광전자·동아정밀·하이테크교덴 등이 최근 2∼3년 사이에 매출 1백억원을 넘어서 중소업체라는 꼬리표를 떼어냄과 동시에 세트업체로부터 고난도 기술을 소화할 수 있는 중견 PCB업체로 대접받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매출액 1백억원 달성은 중소 PCB업체들이 중견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제일 먼저 넘어야 할 산이다.

 올해 매출액 1백억원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중소 PCB업체 중 가장 먼저 가시권에 들어오는 업체는 동양물산(대표 백낙훈)과 성민전자(대표 박상희)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 거의 1백억원대에 달하는 매출액을 기록했던 동양물산은 올해 이탈리아 소마시스와의 전략적 제휴를 토대로 빌드업·IVH기판의 對유럽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1백억원 고지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이고, 실버스루홀(STH)기판 분야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성민전자는 DVD롬 및 드라이브, FDD 분야에서 새로운 물량이 터지고 있어 올해 1백40억원 정도의 매출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매출액 1백억원대 진입이 예상되고 있는 업체는 영은전자(대표 배영하)와 광진전자(대표 노경환)로 전망되고 있다. 마이크로BGA 등 특수PCB 전문업체를 지향하고 있는 영은전자는 지난해 8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반도체경기 호조에 힘입어 1백억원 이상의 매출실적을 기대하고 있으며, 네트워크 시스템용 다층인쇄회로기판(MLB) 전문업체인 광진전자 또한 통신서비스업체의 기간 네트워크시스템 확장에 힘입어 1백억원대의 매출실적 달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밖에 휴대형카세트·전자시계·전자계산기용 COB보드 전문업체인 우성정밀산업(대표 허강), 반도체 테스트보드인 번인보드 전문업체인 써키트정밀(대표 강태보), 최근 전문경영인 영입을 통해 재기에 나서고 있는 산쇼전자(대표 김광준) 등도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매출액 1백억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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