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국내외 PC시장 점유율 분석

 국내외 PC시장 판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세계 주요 PC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각기 일정한 성장률을 보이면서 시장점유율면에서 큰 변동을 겪지 않았으나 최근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기침체 여파 확산과 통신판매 같은 새로운 마케팅 전략 부상, PC분야의 신기술 채택확산 등 다양한 시장변동 요인이 조성되면서 세계 PC 제조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변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도 장기적인 경기침체속에서 IMF 한파까지 몰아친 데다 각 기업들의 대대적인 구조조정까지 겹치는 등 PC 시장상황이 급변하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급격한 시장판도 변화가 점쳐진다. 특히 국내시장의 경우 지난해 중소 PC 제조업체들의 대대적인 부도사태 이후 살아남은 일부 중견 PC업체들이 최근 조립PC의 수요확산에 힘입어 시장기반을 확대하면서 시장판도 변화의 새로운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세계 PC 시장 판도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주요 컴퓨터 제조업체는 델컴퓨터, 휴렛패커드(HP) 등 세계 시장점유율 3∼6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위권 업체들로 지난해에 전년비 20%에서 최대 60%까지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시장점유율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고속성장을 구가하면서 하위권 업체들과의 격차를 크게 벌려놓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컴팩컴퓨터와 IBM 등 시장점유율 1, 2위 업체의 아성에 근접, 세계 PC 시장 판도변화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PC 시장규모는 총 9천2백90만대로 이 가운데 컴팩컴퓨터가 전년비 20.7% 늘어난 1천2백80만대를, 2위 업체인 IBM은 전년비 9.5% 늘어난 7백60만대를 각각 판매해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나 델컴퓨터와 HP의 거센 추격으로 그 격차가 오히려 더욱 좁아졌다.

 특히 델컴퓨터는 지난해 전년비 64.9%의 늘어난 7백40만대를 판매하면서 2위 업체인 IBM에 불과 20만대 수준의 격차까지 추격했으며 HP도 지난해 전년비 25.5% 성장한 5백40만대를 판매했다.

 세계 PC 시장은 지난해 IBM의 약세와 동시에 HP 및 델컴퓨터의 초강세가 이어지면서 올해에는 시장점유율 2∼4위를 어떤 업체가 차지할 것인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국내 PC 시장도 세계 PC 시장상황과 같이 시장점유율 2∼4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위권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크게 흔들면서 판도변화가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44만대의 PC를 판매해 시장점유율이 전년비 같은 수준인 37%로 여전히 1위를 차지하면서 독주체제를 유지했으나 삼보컴퓨터가 24만대 가량을 판매해 시장점유율이 전년비 3%포인트 늘어난 19%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추격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아울러 만년 4위 업체인 대우통신의 경우 지난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확고한 3위를 고수했던 LGIBM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대우통신과 LGIBM은 지난 한해 각기 총 14만여대의 PC를 판매, 시장점유율 13% 가량을 유지해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바짝 접근함으로써 3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올해 국내 PC 시장은 1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2위 업체인 삼보컴퓨터의 시장점유율 격차가 얼마나 좁아질지와 대우통신 이 업계 3위 자리를 확실히 다질 수 있을 것인가가 판도변화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출을 포함한 PC 생산·판매액 순위에서도 올해 이들 4사간의 다툼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지난해 삼보컴퓨터는 전년비 10배 이상 늘어난 총 45만대의 PC(완제품 기준)를 수출했으며 대우통신도 26만대의 PC를 수출함으로써 15만대(팜PC 제외)를 수출한 삼성전자를 크게 앞질렀기 때문이다.

 이같은 실적을 토대로 특히 대우통신과 삼보컴퓨터는 올 한해 한치의 양보없는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해 세계 PC 시장과 국내 PC 시장은 경기침체와 저가 PC 시장 급부상, 구조조정 여파, 수출량 급증 등 지난해부터 부상하고 있는 다양한 시장변동 요인이 작용하면서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급격한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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