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기상 마케팅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

 「날씨마케팅」 「레인마케팅」 「날씨보험」들은 언제부턴가 사람들의 입에 자주 회자되면서 이제는 낯설지 않게 된 용어들이다. IMF 이후 우리 경제가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감축·사업축소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되면서 합리적인 경영을 위해 고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고급정보와 마케팅기법에 대한 중요성이 절실히 요구되면서 고급 기상정보를 활용한 「날씨마케팅」의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는 이렇다 할 만한 기상마케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국내 가전업체들이 특정일이나 기간의 기상변화를 전제로 보상조건을 내거는 것은 기상마케팅이라기보다는 기상마케팅의 변형된 활용에 불과하다.

 기상마케팅이란 기상정보를 마케팅에 직접 연계시키는 것이다. 즉 날씨와 마케팅을 연관하여 교환활성화 또는 시장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날씨마케팅은 기온의 1도 변화에 따른 생산량과 판매량 변화, 소비자의 구매욕 변화, 가격 변화, 선호제품 변화, 소비자의 기호 변화 등 상품과 날씨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미국·일본·호주·영국·중국·스웨덴·뉴질랜드에서는 날씨를 수요자의 요구에 맞게 가공하여 제공하는 민간기상예보사업자들이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1930년대에 민간업체가 날씨예보를 시작하여 기상정보와 판매량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분석, 회사경영에 적극 도입하는 기상마케팅이 대중화해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기상자료가 활용되고 있다. 현재 4백여개에 이르는 민간예보사업자가 성업중에 있고 연간 시장규모도 11억5천만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일본은 50년대에 법적인 근거를 마련, 94년부터 기상예보사 자격제도가 실시되어 현재 39개의 민간예보사업자, 1천5백여명의 기상전문가가 업체에 종사하고 있다. 기상정보의 시장규모는 5백억엔 정도인데 2000년에는 1천억엔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와 발맞춰 우리나라도 97년 7월부터 기상업무법이 개정되어 기상청에서 생산하지 않는 포인트예보와 중장기예보 등 상세하고 고품질의 기상정보를 통해 개인의 요구에 맞는 맞춤기상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민간기상예보사업체가 생겨 새로운 기상정보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기상정보는 건설현장의 작업일정 수립 및 자재관리에 이용하는 것 이외에도 냉장고, 냉·난방기 등 기상에 민감한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회사에서는 중장기예보를, 가스나 전력을 공급하는 에너지회사에서는 단기예보를 활용하여 정확한 수요예측을 통해 재고를 최대한 줄이면서 시장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한다. 또 유통업의 경우는 상품이 특정 온도에서 수요가 급격히 변하는 온도를 말하는 임계온도를 활용하여 판매량을 예측하는 중요 정보로 사용한다.

 기상정보는 농업·축산업·수산업·공업·토목·건축·에너지·제조업·패션·유통·관광·레저·항공·항만·환경 등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분야가 거의 없을 정도로 그 활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 따라서 날씨는 이제 더 이상 재해만을 가져다주는 두려워해야 할 존재가 아니라 우리가 적극 활용해야 하는, 높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자산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기상정보를 회사경영 또는 산업경제의 마케팅 수단으로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가 기업의 경쟁력과 우리 경제의 재도약의 성패여부를 결정짓는 필수조건임을 감안해 「기상마케팅」의 활용에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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