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TRS서비스 시설투자 부진

 주파수공용통신(TRS) 사업자들의 시설투자가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 따른 시장불황의 영향을 받아 지난해 극히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TRS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한국통신TRS·아남텔레콤·서울TRS 등 주요 TRS사업자는 지난해 통신망 확충을 위한 시설투자비가 당초 계획했던 수준의 4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이들 업체는 그나마 투자한 비용도 직접적인 통화품질 개선이나 통화반경을 넓히기 위한 기지국 및 중계기 설치비용이 아닌 중계기 재배치 및 솔루션 개발을 위한 투자에 그쳐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당초 한국통신TRS·아남텔레콤·서울TRS는 98년 한해 동안 IMF에도 불구하고 각각 2백23억원 60억원 63억원을 들여 서비스 음영지역을 해소하고 다양한 TRS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취약한 통화품질을 개선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IMF에 따른 극심한 경기불황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TRS 가입자 확보로 신규시설 투자를 대부분 유보하거나 임대료·기지국 사용료·가입자 관리비 등 당장 필요한 지출을 충당하는 데 머물렀다.

 전국 디지털TRS사업자인 아남텔레콤(대표 김주호)은 지난해 60억원을 투자해 부산경남지역을 제외한 전국망을 구축하고 전국서비스에 나설 방침이었으나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에 기지국을 재배치하는 데 그쳤다.

 아남텔레콤은 98년 부산경남지역의 기지국 6개 시스템을 수원 광교산과 이천 태화산 등에 재배치하고 나머지 장비는 현재 충청지역에 치국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지국과 중계기 재배치에 따른 실질적인 시설투자비는 15억∼20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TRS(대표 조원식)도 지난해 63억원을 투자해 기지국과 중계기를 크게 늘릴 계획이었으나 수원과 안산 시내의 기지국을 각각 수원 광교산과 서울 지역으로 재배치하고 일부 기지국의 용량을 증설하는 데 머물렀다. 서울TRS는 시설투자비를 통해 3개 기지국과 20개 중계국을 새로 치국할 방침이었다.

 서울TRS는 택시콜서비스 개발과 TRS망 및 일반전화망(PSTN) 접속에 따른 신규장비 구입을 제외하고는 시설투자를 대부분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통신TRS(대표 김부중)도 지난해 총 2백30여억원을 투자, 디지털TRS서비스 보급을 위해 기지국과 중계기를 대폭 확충하고 전국사업자에 걸맞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TRS통신망을 확보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모토롤러의 지분참여를 통한 투자협상이 지연되면서 모토롤러에서 무상으로 제공한 중계기를 신규 배치한 것을 제외하고는 직접적인 투자를 유보하거나 기업시장을 겨냥한 솔루션 개발 등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통신TRS는 부족한 투자재원 확보와 시설투자비를 경감하기 위해 신규 TRS사업자와 공동으로 디지털TRS망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시설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주요 TRS사업자의 지난해 투자비는 중계국 재배치 비용을 감안해 크게 잡아야 계획대비 40∼50% 정도에 머물렀던 것으로 분석된다.

 TRS사업자의 한 관계자는 『사실 지난 98년은 IMF에 따른 경기불황과 일련의 구조조정 작업, 주파수다중도약(FHMA) 방식 원천기술업체인 지오텍사의 경영악화 등 이런저런 악재로 내부적 어려움을 겪었으며 결과적으로 직접적인 시설투자가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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