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태동을 알렸던 「아래아한글」의 개발자 우원식(31)씨가 오랜 침묵을 깨고 다시 21세기를 여는 선봉에 섰다. 5년여의 공백기를 마감하고 최근 현장으로 복귀한 것이다.
지난 89년 이찬진·김형집씨와 함께 「아래아한글」을 개발했고 한글과컴퓨터의 공동설립자이기도 한 우원식씨는 「아래아한글2.0」 개발까지 참여하다 93년 대학원 졸업 후 국방과학연구소에 입사하면서 현장을 떠났다. 병역문제로 고민하다 병역특례 연구원으로 입사했던 우원식씨는 당시 또 다른 고민을 안고 있었다.
『당시에 「아래아한글」은 도트프린터용과 레이저프린터용이 있었습니다. 이중에 실제 돈을 벌어준 것은 레이저프린터용이었지요. 레이저용에는 락이 걸려 있었거든요. 때문에 국내에서 패키지 소프트웨어로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지요.』
의구심을 뒤로 한 채 실시간 운용체계(RTOS) 연구에 매달려 5년간 은둔자처럼 지내던 그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나모인터랙티브에서 다시 패키지 소프트웨어에 승부를 걸었다. 연구원 생활을 끝내고 나모인터랙티브에 첫 출근하던 날은 공교롭게도 한글과컴퓨터가 「아래아한글」 개발을 포기한다고 발표하던 바로 그 날이었다.
『국내에서 패키지 소프트웨어로 성공하는 것은 힘들다는 확신을 갖게 됐지요. 하지만 제 꿈은 소프트웨어로 돈을 버는 것입니다. 후배들에게 그러한 선례를 남겨주고 싶어요. 그것을 위해 이제 해외로 나갈 것입니다.』
우원식 이사는 현재 「나모 웹에디터3.0」 개발에 정성을 쏟고 있다. 「나모 웹에디터」는 우 이사가 국방과학연구소에 있을 당시부터 틈틈이 개발에 참여해 왔던 제품이다.
우 이사는 세상물정 모르는 꿈많은 소년의 모습이다. 실제로 그저 웃자고 해본 우스갯소리도 진담으로 받아들여 오히려 말을 꺼낸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 정도. 그러나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집요함에 혀를 내두른다.
사람들은 또 『무엇보다 불특정다수를 감동시키기 위한 제품의 구현요소를 개발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언제나 한 단계 앞서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나모인터랙티브의 박흥호 사장이 우 이사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3.0버전 이후를 대비해 XML을 공부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꼭 음성인식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보고 싶다는 우원식 이사. 말주변이 없고 나서기를 싫어해 공식적으로 언론에 얼굴을 내민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는 우 이사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어봤다.
『기능이 맘에 들고 자주 쓰는 제품이면 사주세요.』
<김상범기자 sb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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