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전자산업 핫이슈> 정보통신.. 통신산업도 구조조정 "타깃"

 2000년 문턱에 선 새해에는 정보통신정책과 시장이 일대 격랑에 휩쓸릴 전망이다.

 지난 수년간 지속돼온 「경쟁확대를 통한 시장개방 대비」라는 정보통신정책이 일대 전환점을 맞게 되고 통신산업 구조조정이라는 회오리가 통신서비스시장 전체를 뒤덮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무선통신 서비스업체의 가입자 및 매출 역전이라는 시대적 흐름이 정착되고 국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과 장비가 세계시장서 한판 승부를 벌이는 결전의 해이기도 하다.

 새해의 정보통신분야를 정확히 조망해보려면 정책 및 시장 양쪽에서 떠오르는 핫이슈를 차례로 점검해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정책적으로는 정부의 시장개입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전임 배순훈 정보통신부장관 시절 견지됐던 정통부의 「철저한 시장경쟁 중심, 정부개입 불가론」이 지난 연말 새로 취임한 남궁석 장관 체제에서도 유지될 것인가는 초미의 관심사다.

 더욱이 청와대를 비롯, 금융감독위원회·국민회의 등 정권 핵심부에서 통신산업 빅딜론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는 터라 정통부가 「정부의 시장 직접개입」이라는 과거의 모습으로 회귀한다면 국내 정보통신시장 전체에 일파만파를 불러올 것이다.

 시장주의자들은 『빅딜이든 구조조정이든 어차피 시장내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텐데 굳이 정부가 서둘러 개입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지만 또 다른 일부에서는 『정부가 밑그림을 가지고 최소한의 개입을 통해 시장과 업계를 리드해야 하며 이것은 관 주도라는 과거의 개념과는 다르다』고 맞서고 있어 정통부의 입장정리가 주목된다.

 업계로서는 통신 구조조정이 최대 과제다. 김영삼 정권의 정책실패로 야기된 통신서비스의 중복 과잉투자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통부마저 시장개입에 나선다면 이동전화는 물론 각종 유무선 기간통신사업자들의 대규모 인수합병 태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동전화의 경우 현재의 5사체제는 어떤 방식으로든 허물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대부분이어서 정부가 칼을 빼들지 않더라도 퇴출기업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기간통신사업자군 가운데 최초로 인수합병이 시도된 무선호출부문은 격감하는 가입자 감소, 수익성 악화 등으로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구조조정이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과 맞물리면서 통신서비스업체의 「숨어 있던 주인」이 등장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흥미거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부는 재벌이 신규 통신사업자의 주인이 되는 것을 엄격하게 규제해왔다. 은행과 마찬가지로 기간통신에 대해서만큼은 재벌의 대주주를 허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동일인 지분한도가 폐지됨에 따라 새해에는 사업자별로 주인이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데이콤과 LG그룹, 온세통신과 현대그룹, 신세기통신과 동양 혹은 포철이 그 대상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LG그룹의 데이콤 지분. LG는 이미 우호지분을 포함, 데이콤 지분의 30% 이상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일반적이지만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선정 당시 일체의 우호지분 위장지분을 부인했고 그 결과 삼성현대연합군을 물리치고 사업권을 따냈다.

 재미있는 것은 당시 LG의 데이콤 지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결국 패했던 삼성현대연합군(에버넷)의 사령관이 다름 아닌 현재의 남궁석 장관이다. 이 때문에 LG그룹이 데이콤의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장악하려 할 경우 남궁 장관이 어떤 판정을 내리느냐도 볼 만한 거리가 된다.

한편 새해 시스템통합(SI) 시장의 핫 이슈는 시장환경 개선이다. 특히 그동안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던 각종 규제제도의 철폐 및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중에서도 덤핑수주의 직접적인 원인이 돼온 최저가 낙찰제 보완 및 제안서 보상제도 실시, SW사업 노임단가 기준제정, 컴퓨터 프로그램 소유권 보장 등이 우선 실시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업계는 무엇보다 SI업계 출신이 정통부장관에 선임됐다는 점을 주시하며 이같은 개선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트워크부문은 사업면에서 교실망이 최대 이슈로 등장할 예정이다. 지난해 본사업이 시작된 교실망사업은 전국적으로 30% 정도의 진척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새해에는 본격적인 사업이 시행돼 2002년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PC통신·인터넷 부문의 경우는 분사와 외자유치다. 경쟁력을 확보하고 포털사이트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 모기업으로부터의 분사와 해외자본 유치를 통해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케이블모뎀·종합정보통신망(ISDN) 등 PC통신·인터넷 회선들의 경쟁이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도 관심거리다. 이밖에 한국통신의 차세대 대용량 통신처리장치(AICPS)·통합고객정보시스템(ICIS) 등 최신 시스템을 통해 PC통신·인터넷 서비스환경이 개선될 것인가 하는 것도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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