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쇼전자, 재기 노력에 총력

 대협전자가 산쇼전자로 다시 태어나 특수 인쇄회로기판(PCB)업체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어 관련업계에 화제다.

 대협전자는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잘 나가는 국내 중견 종합PCB업체 중 하나로 손꼽혀왔다. 매출 1백20억원을 달성, 국내 중견 PCB업체로서 입지를 다져가던 대협전자는 지난해말 예기치 못했던 국제통화기금(IMF)으로 모기업인 송월타올이 부도를 내는 바람에 연쇄부도를 맞아 좌초하는 듯했다.

 급작스런 사태에 직면, 동요하던 80여명의 대협전자 임직원을 붙들고 재기를 위해 다시 뭉치자고 호소하고 나선 「구원투수」는 다름아닌 현 김정웅 산쇼전자 사장.

 올초까지만 해도 PCB라는 단어조차 생경했던 김 사장은 부산에서 20년동안 건설회사를 운영해온 전문 건설인이다.

 『평소 지인 관계를 맺고 있던 전 대협전자 사장이 회사 재건을 부탁해 특별한 동기도 없이 회사를 인수, PCB를 공부하게 됐다』고 밝힌 김 사장은 『PCB가 수출 유망상품이며 국제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생산하면 시장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됐다』면서 앞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본격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회사 인수 후 4∼5개월 동안 김 사장은 우선 부품협력업체와 거래선을 일일이 방문, 눈물겨운 호소를 통해 협력업체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이에 힘을 얻은 김 사장은 흐트러진 대협전자 직원들의 마음 자세를 다잡는 한편 생산라인 정비 및 관리 부문의 혁신을 추진했다.

 특히 오버헤드를 줄이고 의사결정 구조의 신속화를 위해 무임원 체제로 회사 조직을 개편했다. 이같은 노력이 주효해 산쇼전자는 부도직전 매출액의 50% 수준인 매달 6억원 정도의 매출 실적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대내외 전열 재정비 작업을 거치면서 김 사장이 느낀 점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김 사장은 대협전자라는 상호를 버리고 산쇼(三昇)전자로 회사명을 바꿨다.

 회사명을 산쇼전자로 바꾼 데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즉 해외시장 중 특히 일본을 공략하기 위해 일본어 뉘앙스가 풍기는 이름을 사명으로 정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산쇼전자는 일본 전자업체로부터 자본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1월중 일본 모전자업체가 5억∼6억엔 정도를 산쇼전자에 투자키로 했다고 밝힌 김 사장은 『일본 전자업체는 자금 지원과 더불어 멀티칩모듈(MCM)기판·세라믹기판 등 특수 PCB 개발 및 생산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자본유치와 수출이 병행된다면 내년에는 부도직전의 매출액 달성은 물론 2백억원 정도의 매출도 가능하다고 밝힌 김 사장은 『현재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1백ppm 운동이 정착되면 산쇼전자는 새로운 중견 PCB업체로 거듭 태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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