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시장 점유율 1위 논란

 삼성전자가 최근 올해 국내 프린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하자 10년 가까이 국내 프린터 시장을 석권해온 한국HP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 11월까지 총 38만대의 프린터를 판매, 시장점유율 40%로 한국HP를 누르고 국내 프린터 시장점유 1위로 올라섰다고 발표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 95년 모토롤러 휴대폰을 몰아냈던 「애니콜 신화」를 언급하며 프린터에서도「제2의 애니콜 신화」가 창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한국HP의 올해 잉크젯프린터 부문 시장점유율이 32%로 자사의 42%선보다 뒤떨어졌으며 레이저프린터 부문에서도 행망용 레이저프린터 시장석권 등의 호재로 점유율을 51%로 높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자사 제품의 품질경쟁력이 개선됐고 제품종류가 다양해진데다 전사적인 마케팅정책을 펼친 것이 이같은 성과를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한국HP는 현재 한국HP·삼성전자·한국엡손·롯데캐논 등 프린터 4개사 경쟁구도에서 하나의 브랜드가 40% 이상을 점유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한국HP는 오히려 지난 10월까지의 결산 자료와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 자료를 볼 때 한국HP가 전체 잉크젯프린터 부문에서 39%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삼성전자를 1∼2% 앞섰다고 주장했다.

 한국HP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주장한 것처럼 4개사의 경쟁구도에서 1위와 2위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10%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삼성전자가 자사 판매치를 상당 부분 부풀렸을 것』이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특히 한국HP는 또 상당수의 정보기술(IT) 관련업체들이 데이터퀘스트의 집계자료를 활용하고 있는 데 반해 삼성전자가 이런 수치와 정면배치되는 자료를 발표해 시장점유율 1위를 주장하고 나선 것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경쟁사인 한국엡손측도 『정확한 수치자료가 없어 집계가 곤란하지만 잉크젯프린터에서 한국HP와 삼성전자가 비등하거나 삼성전자가 약간 앞선 것으로 본다』며 삼성전자의 40% 시장점유는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논란에 대해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프린터 시장구도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투명한 판매수치와 집계자료를 밝히지 않는 프린터업계의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이같은 논란은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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