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교육현장> 수원여대 사이버 프린트룸

 밤 9시, 수원여대 캠퍼스. 시각디자인과 새내기 이미연씨가 교문을 빠져 나오며 핸드폰을 꺼내 든다. 오후 내내 학교에 남아 그래픽 소프트웨어로 작업한 편집물을 프린트해 줄 출력소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첩을 뒤져가며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봐도 허사다. IMF 이후 밤 늦게까지 문을 여는 출력소가 드물다는 선배의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그때 문득 「사이버 프린트룸」이라는 특강 내용이 떠오른다. 황급히 학교로 돌아 간 미연씨는 본관 1층 복도의 컴퓨터를 켠다. 인터넷 브라우저를 실행하고 「http://print.suwon-c.ac.kr/」를 입력하자 「이곳은 수원여자대학 가상인쇄공간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미연씨는 비로소 「후」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쉰다.

 수원여자대학 학생들 사이에 요즘 「사이버 프린트룸」이 화제다. 사이버 프린트룸(Cyber Printroom)이란 말 그대로 가상공간에 문을 연 출력소. 인터넷을 통해 각종 프린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버 점포인 셈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학교 학생들은 PC로 작업한 편집물을 출력하려면 디스켓이나 외장 하드디스크를 들고 서울까지 가야 했다. 디지털 프린터와 각종 장비를 제대로 갖춘 출력소들이 충무로 근방에 몰려 있기 때문. 하지만 이젠 홈페이지에 선보인 사이버 프린트룸 덕분에 번거로움을 덜 수 있게 됐다.

 사이버 프린트룸에서 출력서비스를 받는 과정은 아주 간단하다. 홈페이지에 접속해 「프린트」 버튼을 누르면 주문서가 나온다. 파일이 저장된 폴더와 원하는 출력물의 종류, 크기, 매수, 그리고 배달을 원하는 날짜와 장소 등을 차례로 입력하면 된다. 주문서 작성이 끝나면 자동으로 계산된 서비스요금이 표시된다. 가격은 실제 출력소에 가는 것과 동일한 수준이고 배달서비스는 무료다.

 내가 작업한 편집물이 어떻게 인쇄될지 궁금할 경우엔 포스트스크립트 파일을 화면상에서 프리뷰해 볼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GSView」와 「CorePPD」 라는 두 가지 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아야 한다. 이중 코아 PPD는 편집물을 포스트스크립트 파일로 만들어 주는 프린터 드라이버. 그리고 GSView는 포스트 스크립트 파일을 화면 상에 보여주는 소프트웨어다.

 이같은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이 학교의 멀티미디어연구소(소장 주영철)와 한국광양사가 산학협동 프로젝트로 구축한 양방향 인쇄 시스템 덕분이다. 이 학교의 서버는 서울에 위치한 한국광양사의 서버와 연결되어 있다. 한국광양사는 리핑 장비인 「Rip Express」, 1억원을 호가하는 디지털 프린터인 「Eprint」와 「Xeikon」, 그밖에 슈퍼프린터와 플로터 등을 갖춘 원격지 출력소라고 할 수 있다.

 수원여대 사이버 프린트룸의 특징은 IBM이든 매킨토시든 컴퓨터 기종에 상관없이 출력이 가능하다는 점. 물론 어떤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든 관계없다. 서비스종류도 다양하다. 분판 필름이나 인화지를 만들지 않고 디지털 데이터로 포스터나 작품집, 전단 등을 컬러인쇄하는 「디지털 프린팅」을 비롯해 대량 인쇄물 옵셋인쇄에 적당한 「분판 및 인화지 출력」, 용지 크기가 크고 재질도 다양한 광고사진을 만들어주는 슈퍼프린팅, 그리고 현수막을 만들 때 유용한 플로터 등.

 사이버 프린트룸은 사이버 공간에 개방된 가상점포이기 때문에 수원여대 학생이 아니라도 누구나 접속해서 출력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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