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밀레니엄(The Third Millennium)이 눈앞에 다가왔다. 요즘엔 보통 사람들의 담론(談論) 속에도 「정보사회」라는 말이 등장한다. 21세기의 삶을 규정짓는 키워드(Key Word)가 바로 정보사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보사회와 함께 열릴 새로운 천년은 인류에게 보다 행복한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인가.
정보화 에세이 「질라래비 훨훨」은 이같은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해 주는 한 권의 책이다. 저자는 삼성SDS 남궁석 사장. 그는 「정보사회의 전도사」라고 불리는 IT업계의 거인이다. 그래서 이 책엔 정보화 현장을 함께 해온 남궁석 사장의 경험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 생생한 경험은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따뜻한 시선과 만나 독자들에게 「정보시대, 지혜로운 정보인(情報人)이 되는 방법」을 들려준다.
저자는 인터넷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정보사회를 들여다보라고 권유한다.
『인터넷은 컴퓨터와 통신이 만들어낸 새로운 우주입니다. 거기엔 웹사이트라는 이름의 정보기지들이 별처럼 흩어져 있죠. 새로운 밀레니엄은 누구나 빛의 속도로 그 수많은 정보기지들로 왕래할 수 있는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젊은 시절 신춘문예에 응모했던 문학도답게 남궁석 사장은 그 신세계를 소설처럼 재미있는 이야기 실타래로 풀어간다. 첨단 기술이 아니라 동서고금 현인들의 말과 행동 속에서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가치관을 이끌어내는 혜안이 놀랍다.
스티븐 호킹의 명저 「시간의 역사」는 어느새 박혁거세와 세종대왕, 신채호의 일화로 이어진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무서운 중력을 지닌 블랙홀을 보면서 시대를 관통해 우리 민족의 정신세계를 지탱해 온 위대한 선인들의 묵직한 존재감을 읽어내는 것. 월나라 서시와 당나라 양귀비의 미인열전을 들려주는가 싶다가 수로부인의 전설을 거쳐 사이버 스페이스 시대의 미인상으로 말머리를 옮기기도 한다. 만주벌판과 한반도를 호령하며 제1천년기를 시작한 고구려 무인들의 무용담에서는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신천지 개척을 앞둔 우리시대 젊은이들의 기개를 찾아낸다.
이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독자들은 정보사회에 대한 저자의 올곧은 철학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사실 21세기는 보는 각도에 따라 백인백색일 수밖에 없다. 회의론자에겐 조지 오웰 소설 속의 「빅 브라더」가 파워 엘리트로 군림하는 닫힌 사회로 비쳐진다. 비관론자들은 어항 속의 금붕어처럼 꼼짝없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당하는 불행한 미래를 감지해 낸다. 인간 본성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사이버 스페이스로 상징되는 미래는 공상과학 영화에 즐겨 묘사되듯 메마른 사막이다. 하지만 「변치 않는 마음」을 가지고 「변화하는 세상」을 맞이한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우리 선인들은 지렁이가 죽을까봐 수채구멍에 뜨거운 물조차 버리지 못했죠. 그게 바로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상생(相生)의 지혜입니다. 그 위대한 정신 위에 빛의 속도를 융합시키는 새로운 지혜를 보태야 합니다.』
그는 미래에 대한 아름다운 꿈을 가지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새로운 천년의 개척자가 되어 보자고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을 설득한다.
책의 제목인 「질라래비 훨훨」은 아이의 양쪽 겨드랑이 사이에 손을 넣고 새가 날 듯 팔을 흔들라고 말하면서 아이를 하늘 높이 던졌다가 다시 내려 받는 동작. 그래서 이 책은 사이버 스페이스로 길을 떠나는 여행자들에게 용기를 가지고 훨훨 날아가라고 말하는 남궁석 사장의 격려사다.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arira.com)로 접속해도 전문을 읽을 수 있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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