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주의를 지향하는 젊은 영화연출가 김기덕 감독의 세번째 장편 극영화. 98년도 영화진흥공사 판권담보융자 대상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매춘을 부업으로 하는 바닷가 허름한 여인숙에서 벌어지는 사람 사이의 갈등과 번민, 화해와 사랑을 담았다. 김 감독이 「악어」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보여줬던 영상과 상징들이 연계되면서 관객들의 감성을 깊게 자극한다. 그는 성(性)을 소재로 해 차갑게 가라앉는 느낌의 파란색 영상에 오히려 따뜻한 메시지를 담는 등 선을 긋기 힘든 영화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포항 바닷가의 새장여인숙. 나이든 창녀는 떠나고 젊은 창녀 진아(이지은)가 온다. 진아가 둥지를 틀게 된 여인숙의 파란 대문 안에는 아버지(장항선), 어머니(이인옥), 여대생 혜미(이혜은), 고등학생 현우(안재모)가 가족을 형성하고 있다. 가족들은 자신만의 시각과 감성으로 진아를 대한다. 아버지는 측은함으로, 어머니는 돈버는 기계로, 현우는 호기심으로. 그러나 혜미에게는 진아가 불결한 벌레와 같다. 혜미는 성관계와 결혼을 보채는 남자친구가 있지만 자신의 집이 매음굴이라는 자괴감 때문에 그를 집에 소개하지도, 성관계를 맺지도 못한다. 혜미의 일방적인 천대와 공격에 진아는 깊게 상처받는다.
그러한 진아에게 가족들이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혜미마저 진정한 친구가 된다. 결국 혜미는 몸이 아픈 진아를 위해 여자를 찾는 손님방에 대신 들어간다. <제작·배급 부귀영화, 31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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