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를 방문하면 컴퓨터가 앞으로 학교 교육에서 얼마나 강력한 도구로 등장할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컴퓨터실습실이 다른 대학보다 많다는 점에서 우선 놀란다.
이 가운데 27동 건물 한쪽에 자리잡고 있는 컴퓨터음악실은 컴퓨터가 벌써 우리나라 음악교육 현장에도 깊숙이 침투했고 또 컴퓨터에 대한 음악도들의 사랑이 다른 어느 학과 학생들의 그것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이 실습실이 보유하고 있는 컴퓨터음악 장비는 펜티엄급 컴퓨터 40여대와 타임피스AV, 포켓 익스프레스와 같은 최신 미디(MIDI)장비, 그리고 피아노·바이올린 등 1백28개 음색을 출력할 수 있는 음원모듈 등 다양하다.
이곳을 즐겨 찾는 관현악과 「미녀 3총사」인 윤정선·조영인·송은지 씨는 모두 1학년으로 지난 3월 대학에 입학한 후 컴퓨터음악을 처음 접했지만 벌써 컴퓨터음악이 주는 매력에 흠뻑 빠져 수업이 없는 시간이면 자주 컴퓨터음악실에 들러 청음 및 시창 연습을 한다.
음악에서 청음이란 악기가 내는 소리의 고저 장단과 음색을 구분해 악보로 표현하는 것을 의미하며 시창은 이와 반대로 악보에서 음을 재현하는 것을 말한다.
윤정선씨는 『지금까지 청음연습을 위해서는 누군가가 악기를 연주해야 가능했지만 컴퓨터음악실에서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에 아무 때나 혼자서도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시창연습의 경우에도 컴퓨터음악실에서는 음표를 컴퓨터에 입력하면(이를 사보라고 함) 컴퓨터가 음을 정확하게 재현해주기 때문에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발성과 비교해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고1 때부터 집에서 동생의 컴퓨터로 PC통신 등을 사용해왔던 송은지씨는 『최근 음악공부를 위해 자신만의 컴퓨터를 장만해 청음과 사창뿐 아니라 작곡 연습에도 활용한 결과 음악공부의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졌다』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있다.
또 조영인씨는 『컴퓨터를 활용한 음악교육은 관현악과뿐만 아니라 성악과·작곡과 등에서도 널리 이뤄지고 있다』며 『이를 활용하면 혼자서 악보를 작성한 것과 동시에 이를 다양한 악기의 음으로 연주해 그 결과를 들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컴퓨터음악 실습실 담당조교인 조훈희씨(음악과 석사과정)는 『4년 전인 대학 4학년 때 순전히 작곡공부를 위해 노트북PC를 따로 마련해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보작업을 종이에 기록하는 대신 항상 갖고 다니는 컴퓨터에 바로 입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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