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수와 학생들이 공동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벤처기업인 「안암미디어」는 종업원들의 분포와 회사 운영방식에 있어 파격적인 것이 많다.
이 회사는 우선 「연구개발」의 성과물인 기술을 산업체에 공급하는 것을 사업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들과 뚜렷하게 구별된다. 이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은 고려대 김석기 교수(전자공학)와 서경대 김진헌 교수(컴퓨터 공학) 두 사람이지만 이 회사 경영에서 이들 교수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은 20여명에 달하는 학생 연구원들이다.
현재 이 회사가 개발한 주요 제품은 가정·공장·은행 등에 설치하는 보안제품인 「모션 디텍터」를 비롯해 피부관리용 「스킨 애널라이저」, 필름 대신 반도체 소자에 영상을 저장할 수 있는 「즉석 사진촬영 및 재생시스템」 등 10여종에 이른다.
또 이 회사의 기술력은 기술개발을 의뢰하고 있는 회사가 현대·대우전자 등 국내 정상급 대기업과 보안시스템 전문업체로 유명한 한국메카테크과 새한정보시스템을 포함해 10여개에 달한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하게 입증된다.
이 회사의 재산목록 1호는 이미지 처리 기술이다. 이 기술은 모션 디텍터 등 보안제품과 즉석 영상저장 및 재생시스템 등의 개발에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이 회사의 연구원들 중에 약 절반에 해당하는 10여명이 이와 관련된 기술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이들 중에 김석기 교수의 제자인 성준제 연구원(전자과 박사과정)이 맡고 있는 분야는 아날로그 영상이미지를 디지털로 변환시키는 컨버터(ADC)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영상이 자동차 또는 사람인지 자동으로 판별할 수 있는 「이미지 디텍터 기능」을 하나의 CMOS 반도체 칩 속에 집어넣는 기술로 현재 그 개발을 거의 끝낸 상태다.
김 교수 제자중의 하나인 구자승 연구원(전자과 석사과정)도 평소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마이크로컨트롤러 및 마이크로 컨트롤 유닛 설계. 그는 현재 이 회사에서 최신 PCI 버스 기술을 이용해 이미지 보드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이들 두 연구원이 개발한 기술을 앞으로 PC분야에 응용하면 움직이는 영상을 거의 실시간으로 통신할 수 있는 영상회의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컴퓨터 과학도들인 서경대 김진헌 교수 제자들이 주로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이 업무를 한마디로 설명하면 각종 반도체 칩과 보드로 구성된 하드웨어 시스템이 그 성능을 1백% 발휘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적으로 지원해 주는 역할이다.
이 팀의 막내인 이인하 연구원(서경대 컴퓨터 공학과 3년)은 현재 움직이는 이미지의 크기와 거리 등을 계산해 그것이 자동차 또는 사람인지 자동으로 판별할 수 있는 알고리듬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데, 김석기 교수는 『그 솜씨가 학부학생의 연구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나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편 이들 연구원은 대부분 삼성전기·현대전자 등으로부터 장학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학교졸업 후 취직은 걱정하지 않는 등 IMF시대 보기 드물게 행복한 학생들이다. 이와 별도로 연구소측도 학생 연구원들에게 수당을 지급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 회사의 주식을 액면가로 살 수 있는 권리인 스톡옵션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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