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역(대표 박정수)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대 인쇄회로기판용 세척기(일명 클린머신) 전문 생산업체이다. 지난 91년 일본 인쇄회로기판 홀 가공기 전문업체인 UHT사의 국내 에이전시로 출발한 정인교역은 이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5년전부터 PCB 생산에서 핵심 장비로 지칭되고 있는 세척기 개발에 본격 나서는 등 생산 장비업체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정인교역이 국산화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인쇄회로기판업체들은 일본·영국으로부터 고가의 클린머신기를 전량 수입, 사용해왔다. 정인교역은 2년간의 연구끝에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클린머신기를 국산화, 지금까지 국내 60여개 업체에 약 1백30대 정도 공급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수립했다.
『클린머신기는 인쇄회로기판을 본격 가공하기 전에 기판 표면에 붙은 각종 이물질을 점착 테이프를 이용해 제거하는 장치로 대당 30만달러를 호가하는 장비였다』고 박정수 사장은 설명하면서 『이 기계가 국산화됨에 따라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은 물론 성능 경쟁도 본격화되어 인쇄회로기판업체의 제품 불량률 감소에 크게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정인교역은 올해부터는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국내 인쇄회로기판업체들이 신규 설비투자를 거의 중단함에 따라 내수 시장이 얼어붙은 것도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게 된 동기로 작용했지만 1백30여대에 달하는 국내 보급 실적이 수출에 나설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고 박사장은 강조했다.
이미 대만·중국·인도·아일랜드·필리핀·멕시코 등지에 각각 2∼3대의 클린 머신기를 수출했으며 유럽·미국·일본 등 선진국 인쇄회로기판업체부터 수출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는 게 박사장의 귀띔이다.
박 사장은 이어 『특히 매년 일본에서 개최되는 JPCA쇼에 참가한 것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데 큰 힘이 됐다』고 밝히면서 올 연말까지 약 50만달러 가량의 수출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교역은 특히 잠재 수출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인쇄회로기판 홀 가공업체인 UHT사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즉 UHT와 공동으로 일본 인쇄회로기판업체를 공략하면 조기에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정인교역의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정인교역은 일본 UHT가 제작한 홀 가공기를 국내에 직접 공급하기보다는 일부 핵심 부품만을 도입, 국내에서 조립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고 현재 UHT사로부터 기술 지도를 받고 있다. 올 연말경이면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우수한 홀 가공기가 선보일 것이라는 게 정인교역의 설명이다.
한편 정인교역은 국내 유수의 인쇄회로기판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최근들어 PCB장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방안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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