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프로세서 시장을 둘러싼 한글과컴퓨터(대표 전하진)와 마이크로소프트(대표 김재민)간의 주도권 다툼이 재연되고 있다.
한글지키기운동본부와 「한글」사용자들의 지지로 기사회생한 한글과컴퓨터가 1만원에 「한글 815 특별판」과 정품사용권을 주는 「한소프트회원 1백만명 모집운동」을 전개하면서 공세를 퍼붓자 마이크로소프트도 내년 3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한글워드 2000」이 「꿈의 워드프로세서」라며 맞받아치면서 두 회사간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한글과컴퓨터와 마이크로소프트가 매체광고를 통해 상대방 제품의 단점을 비난하는 광고전까지 벌이고 있어 두 회사의 경쟁이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최근 전개하고 있는 「한소프트회원 모집운동」을 통해 국내 워드프로세서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진다는 목표 아래, 지난달부터 「한글97」의 최신 보강판(R4)과 일본어 및 중국어를 표현할 수 있는 국제판을 함께 묶은 「한글815 특별판」을 출시했다.
한글과컴퓨터는 또 내년 하반기 출시와 「가벼운 기능과 가벼운 몸집」 구현을 목표로 「한글 5.0」을 개발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한글 5.0」에 MS오피스나 엑셀 등 사무용 소프트웨어와 완벽하게 호환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는 한편 한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데이터를 수정하면 이와 연계된 다른 프로그램의 데이터도 자동으로 수정되는 OLE기능 등을 지원해 기존 「한글」의 약점을 최대한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MS는 기술력으로 국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내년 3월 발표될 「MS워드」의 차기버전인 「워드 2000」의 핵심내용을 미리 소개하면서 한글과컴퓨터의 공세에 맞서고 있다. 「워드 2000」의 최대 특징은 조합가능한 한글 1만1천1백72자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은 물론 고어 1백30만자 및 한자 2만자까지 지원할 수 있는 것이다.
두 회사의 광고전도 볼만하다. 한컴은 최근 MS의 「MS워드」를 겨냥한 광고를 통해 『무슨 워드프로세서가 「쓩」자도 안 쳐지냐』고 지적했다.
MS도 『당신의 워드프로세서는 세로쓰기가 됩니까. MS워드는 세로쓰기도 지원합니다』라는 광고를 통해 세로쓰기 기능이 없는 「한글」을 은근히 비꼬았다.
두 회사는 상대방의 광고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의에 위반될 소지를 갖고 있지만 법적 대응을 자제하고 기술력과 마케팅경쟁으로 승부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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