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같은 보안이 유지되는 첩보기관의 입구. 주인공은 좀처럼 열린 적이 없었던 것처럼 버티고 서 있는 문 앞에서 뜻밖에 멋있는 싯귀 하나를 외운다. 조금 있으니 거짓말처럼 문이 열리고 주인공은 스며들 듯이 문 뒤쪽으로 사라진다.」
첩보영화나 SF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같은 장면이 가능하려면 고도의 음성식별기술이 전제돼야 한다.
사람의 말은 마치 손의 지문처럼 사람마다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 특징을 데이터로 작성해 놓았다가 비밀번호나 열쇠 대신 사용하는 것이다. 이 보안시스템은 사용자가 직접 말을 해야 하므로 다른 사람에게 대여할 수도 없고 분실할 염려도 없다. 설사 ID카드를 훔쳐가는 사람이 있더라도 음성식별과정에서 부적격자로 밝혀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정부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사가 공동 개발한 디지털신호처리기(DSP)도 음성을 이용한 이용자식별시스템에 사용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이 제품은 이용자가 지정한 문장을 읽으면 이를 아날로그 센서로 받아 디지털화하고 배열돼 있는 테이블의 데이터와 비교해본다. 이 경우 진폭이나 주파수와 같은 특징이 음성지문과 같은지를 비교하는 기준이 된다.
STM사가 개발한 음성지문식별시스템은 50밉스의 DSP(TDA7551)와 식별속도를 빠르게 해 주는 전용 음성코딩 알고리듬을 이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음성훈련과 인식기능을 모두 수행한다.
사용자는 훈련단계에서 자신의 음성특징을 추출하기 위해 패스워드를 세번 반복해야 한다. 추출된 정보는 정밀한 패턴인식 구조로 정리돼 스마트카드나 보안시스템에 기록되고 다른 음성지문에는 반응하지 않도록 설계된다.
이러한 음성지문 식별은 앞으로 시각패턴인식시스템 등과 결합해 보다 완벽한 보안시스템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장윤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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