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환철은 두 사람의 모습을 떠올렸다.
김지호 실장과 김창규 박사. 하지만 문제될 것이 없었다. 이제 그들의 능력에 따라 게임이 전개될 것이다.
그들이 정말로 게임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라면 지금부터 게임은 더 멋진 것이 될 것이다. 이제 모든 것은 그들의 능력에 따라 전개될 것이다.
환철은 천천히 주변을 살폈다. 모든 것이 정상이었다. 정상. 하지만 이미 누군가 침입했다. 누구에게도 노출되지 않았던 자신의 아지트가 노출되었다는 것이 안타깝기는 했지만, 게임의 상대를 만났다는 것은 흥미진진한 일이다. 자신이 행한 일을 정말로 아무도 모른다면 그것은 따분한 일이기도 한 것이다. 분명히 한 줄 아는데 어쩔 수 없는 것, 그것이 게임의 진수다.
환철은 침대로 털썩 몸을 던진 후 담배를 한 개비 뽑아 물었다. 문제는 그들의 능력이다. 새로운 게임을 풀어 가느냐, 그렇지 않으냐는 전적으로 그들의 능력에 달렸다. 이미 지금까지의 게임은 끝났다. 지금까지 진행된 게임의 흔적은 사라져 버렸다. 그들이 지난 게임에 얽매여 있다면 멋진 게임은 이루어질 수 없다. 그들이 당한 만큼, 그 이상의 게임을 그들은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환철은 그들이 자신의 컴퓨터에서 확보한 일본 NTC관련 자료라면 우리나라에서 맨홀화재로 발생한 30만 통신회선의 장애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일본내 전 가입자의 정보를 파괴시켜 버릴 수 있을 만큼의 정보가 제공된 것이다. 그것도 감쪽같이, 일반 해커의 침입으로 가장한 채 일본 전체 전화가입자와 이동통신가입자, 그리고 위성통신가입자의 요금데이터와 시설데이터를 다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방에 들어와 자신의 컴퓨터 패스워드를 풀 정도의 능력이라면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환철은 하고 있는 것이다.
단 하나,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없다면 그 게임은 성립되지 않는다. 성립되지 않는다기보다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 조건은 해결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순순하게 내줄 수는 없다.
그것을 찾는 것까지도 게임이다.
장소는 인천 송도.
환철은 그것이 자신의 연구실이 될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이곳으로 침투한 자들은 자신의 컴퓨터에서 패스워드를 풀고 찾아낸 데이터의 분석을 끝내는 대로 자신의 연구소로 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시간은 내일 오전.
그들은 데이터의 분석이 끝나는 대로 송도, 환철의 연구소로 침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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