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이동통신의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퀄컴사가 국내 이동전화시스템 및 단말기 업체들에게 신기술 공급에 따른 지나친 추가 로열티를 요구하고 나서자 국내 업계가 이에 크게 반발, 퀄컴 칩 이외의 다른 칩 사용을 적극 모색하는 등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나섰다.
6일 한국전자산업진흥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업계가 현재 IS95(A)기술표준을 채택한 CDMA방식 이동전화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방식인 IS-95(B)로 전환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기술보유 업체인 퀄컴사가 기술전환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DMSS3000에 대한 사용료로 현재 매출액의 5.75% 수준인 기술료 이외에 일시불로 40만 달러와 새로운 칩(MSM3000) 1개당 2달러씩 또는 분납방식 등으로 단말기 1대당 2.5달러에 달하는 추가 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퀄컴 측은 DMSS3000 외에도 최초 계약 후 추가등록된 특허에 대해 업체별로 75만 달러 상당의 특허료를 요구하는 등 무리한 요구를 계속해 오고 있다.
CDMA 이동전화 시스템 및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이에 따라 최근 한국전자산업진흥회(회장 강진구) 주관으로 대책회의를 갖고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만 로열티로 1억 달러 이상을 받아간 퀄컴사가 이처럼 DMSS3000소프트웨어 사용조건으로 요구하는 추가 기술료가 지나치게 많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업계 공동으로 대책을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
국내 이동통신 업계는 우선 전자산업진흥회를 통해 각 업체별로 로열티에 대한 의견 조사와 DMSS3000 소프트웨어 채택에 따른 실효성 검토를 실시, 이의 채택여부를 결정키로 하는 한편 퀄컴이 계속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 퀄컴 칩 이외의 다른 칩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등 대책을 강구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전자산업진흥회는 이동전화 기술을 IS95(B)로 전환할 경우 시스템 및 단말기 제조업계가 지불해야 할 투자비가 추가 로열티 외에도 이동전화 사업자의 장비 및 소프트웨어를 상당부분 교체 또는 추가해야 하고 총 1만개가 넘는 기지국의 부품도 일부 교체해야 하는 등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통신업계가 이처럼 전에 없이 퀄컴의 무리한 요구에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나선 것은 외환위기로 국가경제가 크게 위축된 데다 실제 이용도가 떨어지는 이동전화 부가서비스를 다소 개선시키기 위해 막대한 외화를 투자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며, 비용부담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전가돼 결국 국가적으로 커다란 손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구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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