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환율급등으로 한동안 오름세를 보이던 조립 컴퓨터(PC) 가격이 최근 핵심 부품 가격의 하락으로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앙처리장치(CPU), 주기판, 그래픽카드, 메모리 등의 시세가 지난달에 비해 각각 5∼30%씩 하락한 데다 미 달러 환율 역시 1천2백원대의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조립PC의 가격이 평균 15% 가량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엠에스디 440BX 주기판, 인텔 펜티엄Ⅱ 3백㎒ CPU, 삼성 1백68핀 32MB SD램, 삼성 3.2GB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LG 32배속 CD롬 드라이브, S3 2MB 그래픽카드, 사운드 블라스터 사운드카드, 자네트 56k 모뎀을 기본으로 장착한 조립PC는 현재 용산, 세운상가, 테크노마트 등에서 1백35만∼1백40만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지난달 중순 1백55만∼1백60만원선에 비해 15% 이상 하락한 것이다.
지난달 1백25만원의 가격대를 유지하던 같은 사양의 셀러론 2백66㎒ PC의 경우도 최근엔 1백15만원대로 10만원 가량 떨어졌다.
여름방학 PC판매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조립PC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이유는 예년에 비해 PC 수요가 크게 줄어든 반면 제품공급 물량은 상대적으로 늘어났고, 부품 및 주변기기 공급업체들이 가격경쟁을 벌이면서 각 제품의 단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조립PC의 핵심 부품인 CPU의 가격이 최근 조립PC 가격인하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55만원대에 거래되던 펜티엄Ⅱ 3백㎒ CPU는 7월 중순 45만원으로 하락했으며 인텔이 CPU 가격 추가 인하를 결정한 7월 25일 이후에는 33만∼34만원선까지 급락했다. 더욱이 최근의 환율인하 추세를 고려한다면 앞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업계의 견해다.
여기에 32MB 1백68핀 메모리 가격도 상반기 5만5천원대를 유지하다 최근엔 1만원 이상 하락했고 HDD, CD롬 드라이브, 모뎀, 그래픽카드, 주기판 등 조립PC에 소요되는 모든 제품이 환율 하락세에 힘입어 최소 1만원에서 최대 4만원 이상 떨어져 조립PC의 가격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펜티엄 MMX PC의 경우 최근 MMX CPU가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어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지만 셀러론 및 펜티엄Ⅱ PC는 20만원 이상 큰 폭으로 하락해 이들 제품을 찾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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