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삼(崔鍾三) LG홈쇼핑 상무보
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서 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고객」이다. 고객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단골손님」이라고 돼 있다. 단골손님은 지나가는 길이면 꼭 들러 매상도 올려주고 속내 이야기도 하며 남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기도 한다.
케이블TV의 특성상 30여개의 채널을 돌아가면서 보다가 시선을 멈추곤 하는, 혹은 아예 채널을 홈쇼핑에 고정시켜 놓고 중독증세를 보이며 시청하는 모든 잠재적 소비자가 TV홈쇼핑 채널의 고객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남들과 다른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존재다. 신용을 바탕으로 거래를 하는 TV홈쇼핑 사업자에게 고객은 감시자 및 동반자이자 주인이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은 단기적인 매출과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기본적인 고객관리에 힘쓰기보다는 외형적인 성장에 열을 올려 왔다. 때문에 고객의 소중함과 잠재력을 인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순진하고 단순한 고객을 상대로 자신의 배를 불리기에 열중해 왔다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TV를 통한 홈쇼핑」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유통문화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케이블TV홈쇼핑이 지난 3년간 사업을 영위하면서 무엇보다도 중점적으로 실시해 온 것이 고객만족 서비스다.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이 기업의 서비스 정신이 사는 길이고 이러한 진정한 서비스 정신이 IMF라는 어려운 경제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경쟁력이 된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닫고 매진해 온 것이다.
두려움의 대상으로서 고객을 대하게 되면 두말할 필요없이 고객이 우선순위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고객만족 서비스 즉 「고객에 의한, 고객을 위한, 고객의 서비스」란 생각보다 실천하기 어려운 과제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회사의 정책을 결정하고 옳고 그름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돼야 한다. 고객의 칭찬이나 만족여부에 따라 포상과 승진의 기회를 얻고 고객으로부터 책임추궁을 당하는 자가 인사고과에서 탈락되는 제도가 정착되는 기업이 고객을 진심으로 두려워할 줄 알게 되고 고객과 더불어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얼마 전에 영등포의 어느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벽에 붙어 있는 문구를 보고 「바로 이거구나」하고 무릎을 친 적이 있다. 「손님이 짜다면 짜다」. 아무리 신선한 재료와 고도의 기술과 최고의 주방기기를 이용해 만들었다고 해도, 아무리 최고의 미녀가 서비스를 하고 우아한 그릇에 담겨져 있다고 해도 고객이 싱겁다면 간을 더 해야 하고 고객이 짜다면 육수를 부어 다시 끓여야 하는 게 진정한 서비스 정신이 아닐까.
고객의 입맛을 탓하거나 자신의 요리솜씨를 내세울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대로 상을 차려낼 줄 아는 정신만이 기업과 고객이 고루 영양분을 섭취해 함께 살찔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를 벗어난 TV홈쇼핑도 이러한 고객제일주의를 바탕으로 다가오는 유통시장 개방에 대비해야 한다. 경제적인 식단과 맛깔스러운 상차림으로 외국의 대형 유통업체들의 공세에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유통업체로 자리매김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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