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응접실] IMF는 "새로운 시작" (19)

위드네트 정병렬 사장

『IMF 구제금융 신청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이후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다가 여태껏 누구도 해보지 않은 중고 네트워크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물론 네트워크 구축과 유지, 보수사업을 해오던 터라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을 시작하고 보니 생각보다 큰 호응을 일으키고 있고 전망도 아주 밝다는 판단을 내리게 됐습니다.』

네트워크 구축, 유지 보수업체에서 중고 네트워크사업을 추가해 사업영역을 확대한 위드네트의 정병렬 사장은 IMF도 무섭지 않다. 남들은 IMF를 맞아 사업을 축소하고 인원을 정리하지만 정 사장이 운영하는 위드네트는 전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업을 확대했고 인원도 다소 늘릴 계획이다. 현재 15명의 직원이 네트워크의 구축, 유지 보수와 중고 유통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용산전자상가에 매장까지 두고 있으니 일손이 모자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중고 네트워크장비는 현재 물량이 달릴 정도입니다. 중고라고는 하지만 네트워크장비는 신품과 다름없습니다. 사용자가 직접 매일 다루는 것도 아니고 기술변화가 빠르긴 하지만 소프트웨어로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죠. 그러면서도 가격은 신품의 30∼40% 수준이어서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 적합한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 사장의 예측은 들어맞았다. 올들어 기업들의 연쇄도산과 은행 등 금융기관의 통합, 정부 투자기관의 축소 등으로 중고 네트워크장비의 공급이 원활해지고 있다. 또 소자본 창업이 늘어나면서 저비용으로 구축 가능한 중고 네트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매일 5건 이상의 구매의뢰가 들어오고 있다. 라우터의 경우는 예약까지 받고 있을 정도다. 아직까진 라우터와 허브 등 저가장비가 주를 이루지만 정 사장은 머지않아 스위치 등 고가의 백본장비도 취급할 계획이다.

『현재의 추세로 봐선 올해 매출목표인 5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교실망사업에도 진츨할 계획입니다. 아직 정식으로 뛰어들긴 이르지만 민간기부 형태로는 중고 네트워크가 학내망에 활용될 수 있어 이를 적극 추진중입니다. 이를 위해 중고 네트워크 솔루션 전문 컨설팅사업도 병행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 사장이 내건 중고 네트워크의 무상 보증기간은 6개월. 이후에는 유료로 유지 보수사업을 자연스럽게 따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정 사장의 계획은 올해는 큰 욕심 내지 않고 기술성장에 주력하는 것이다. 고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중고 네트워크, 유지 보수업체의 이미지를 확고히 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장비의 유지보수는 꼭 필요한 부문입니다. 또 재활용 측면에서 중고사업은 호황, 불황을 떠나 경기변화를 크게 타지 않는 사업입니다. 그런 면이 우리 회사의 자그마한 성장기반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위드네트의 정 사장은 또 다른 IMF사업을 위해 구상중이다.

<이경우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