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장비 업계의 주력 품목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국내 주요 장비업체들이 사업확대 차원에서 대대적인 신규 아이템 발굴에 나섬에 따라 그동안 국내 장비시장에서 유지돼온 전문업체별 특화전략은 점차 사라지고 무한경쟁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국내 장비업체들간 인력 및 기술유출 문제가 법정 싸움으로까지 비화되는 등 단일 장비시장에 대한 국내 업체간 과당경쟁은 기업의 도덕성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단일 품목을 둘러싼 국내 장비업체간의 이러한 시장경쟁은 지난해 이후 국내 반도체경기가 최악의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업체별로 대대적인 사업다각화 노력을 펼친데다 소자업체들의 장비도입처 이원화 전략으로 신규 시장참여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 장비업체 대부분이 포진하고 있는 조립 및 후공정분야에서 테스트 핸들러시장은 4, 5개 업체가 이 시장에 신규 진출함에 따라 최근 치열한 경쟁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몰딩 및 마킹분야 또한 2, 3개 시장주도 업체 주변에 10여개 이상의 중소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형국이다.
또한 가스캐비닛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내 업체간 과당경쟁은 이미 정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며 최근 각광받기 시작한 가스스크러버 시장도 5, 6개 이상의 업체가 경쟁에 참여, 앞으로의 치열한 시장상황을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3, 4개 국내 업체만이 참여하고 있는 화학증착(CVD)장비 시장도 각사의 제품영역이 점차 허물어지고 있는 가운데 M사의 신규 진출까지 예상돼 조만간 전공정장비 부문 역시 치열한 경쟁양상을 띠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장비업체의 한 관계자는 『과거 자신의 사업영역을 침범한 다른 회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던 사람들조차도 최근에는 무차별적인 신규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로 인해 그동안 유지돼온 국내 장비업체별 특화전략은 점차 무의미해지고 있다』고 말해 국내 장비시장에서의 업체간 공조체제가 서서히 와해되고 있음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또다른 장비업체 H 사장은 『어떤 특정 분야에서 관련장비를 먼저 개발한 업체가 있다 하더라도 그 제품이 제대로 양산되지 않거나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면 다른 업체의 신규 진출도 불가피한 일』이라며 자유시장경쟁의 원칙을 더욱 강조해 서로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주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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